[집코노미] 경의선숲길 타고 '수직 상승'한 연남동

입력 2018-09-22 08:00
수정 2018-09-22 08:19
우리 동네 어떤 밸류 (2) 연남동-(상)


지도와 사진으로 생생하게 살펴보는 '우리 동네 어떤 밸류'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시세와 사례들, 그리고 그 숨은 이야기들을 밸류맵과 집코노미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단독·다가구, 빌딩, 토지를 실거래가, 지도를 통해 생생하게 알아봅니다. 지난 번 반응이 뜨거웠던 후암동에 이어 두 번째 지역은 마포구의 새로운 대장주 연남동입니다. [집코노미 편집자 주]


◆연남동, 도시재생의 모범생…마포 新대장주로 등극

도심 속 흉물스러운 철길이 담장 없는 공원과 숲길로 변화했고, 자연을 꿈꾸던 많은 도시민들을 불러들였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꿈꾸며 붙여진 연트럴파크라는 희망 섞인 작명도 어느덧 지역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단절되지 않은 도심 속 공원이 익숙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연남동과 경의선숲길은 재생사업의 성공적인 롤 모델로 꼽힌다. 동시에 지역주민과의 공존문제, 상권 활성화 및 젠트리피케이션 등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내는 곳 또한 연남동이다.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에서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연남동과 경의선숲길을 둘러봤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은 최근 몇년간 지가 상승과 함께 거래가 집중된 지역이다. 2016년 이후 연남동의 실거래가 상승률이 인근 7개 지역 중에 가장 높았다. 연남동은 2016년 당시 3.3㎡당 실거래가가 2837만원으로 7개 지역 중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연남동은 2년이 지난 2018년 4455만원까지 뛰어올랐다. 동교동(6790만원), 서교동(5320만원)에 이어 전체 3위에 등극했다.

3.3㎡ 기준의 가격상승률도 57%를 기록하며 7개 지역 중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홍대입구역 핵심 상권이 대부분 포함된 서교동이 55%로 연남동과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망리단길로 유명한 망원동의 상승률은 36%다. 성산동, 합정동, 동교동 등도 최근 매매각가 상승했다지만 상승률이 18~30%로 연남동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서 실거래가 신고 내역이 있고,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단독·다가구 및 업무상업시설 거래사례는 총 191건이었다. 2016년 84건에 달했던 거래는, 2017년 74건으로 여전히 손바뀜이 많다. 올해 8월까지도 33건이 거래돼 꾸준한 편이다. 2017년 연간 거래액은 1138억원에 육박했다. 물건별 평균 평단가(3.3㎡ 기준)는 2016년 2837만원에서 2018년 4455만원으로 2년 만에 57%가량 상승했다.

◆연남동 전설의 시작, '경의선숲길'

연남동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의선숲길의 개장 및 인근 활성화를 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경의선숲길은 경의선과 공항철도가 지하에 건설되면서, 그 상부에 조성된 공원이다. 기차가 다녔던 길이기 때문에 선형 공간으로 탄생했다. 총 연장 6.3km, 폭 10~60m의 공간이 이어진다.

홍제천부터 용산문화체육센터까지 이어지는 길은 공원구간(4.4km)이며 경의선 및 공항철도 역사(驛舍)구간(1.9km)이다. 2016년 갑자기 생긴 녹지공간은 언론 및 SNS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존의 기찻길이 지역을 나누는 역할을 했다면, 공원화된 기찻길은 시민들과 상권을 확장시켰다.

특히 홍대입구역 3번 출구와 연결된 숲길 좌우로 트렌디한 카페 및 펍, 레스토랑들의 신규 입점이 집중되면서 홍대상권을 확장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지역적 구분을 굳이 내리자면 홍대입구역 3번 출구부터 연남파출소까지 약 250m 구간의 경의선 숲길은 연남동이 아니라 동교동이다. 연남동 대표 카페로 유명한 ‘망원동 티라미수’같은 경우 지번은 동교동 148-9번지이다. 상권은 연남동, 지번은 동교동, 상호는 망원동이 섞여 있는 재미있는 사례다.

연남동은 실거래가 가격 지표 및 해당 지역 부동산의 유사성, 상권 활성화 등을 기준으로 4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경의선숲길을 중심으로 연남동을 동서로 구분하고 서측은 성미산로를 중심으로 A지역과 C지역으로, 동측은 우리가 흔히 아는 연트럴파크 상권 지역을 밸류지역으로 그 외 연남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을 B지역으로 명명했다. 굳이 밸류지역으로 따로 나눈 까닭은 이 지역에서도 가장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장주 동네인 셈이다.

◆ 연남동 390번지 일대 밸류지역…동교동과 단일상권

연남동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동교동과 접해 있는 390번지 일대다. 경의선숲길과 동교로 그리고 동진시장을 기점으로 형성되어 있는 블록이다.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들이 어우러져 있다.

해당지역의 거래건수는 연간 약 20여건에 달한다. 면적에 비하면 손바뀜이 많은 편이다. 물건별 평균 평단가(3.3㎡ 기준)는 2016년 3551만원이었는데, 2018년 5818만원으로 뛰어올랐다. 약 2264만원 증가했으며 상승률은 63.8%에 달한다. 연남동 평균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390번지 일대의 평균 평단가 5800만원은 동교동 평단가인 6700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대로에 접하지 않은데다 이면 상가가 대부분인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동교동과 동일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2018년에 거래 신고 된 해당지역 지번들을 찾아보니 대부분 거래이후 대수선급 리모델링을 하거나 신축을 한 상태였다. 일부는 다가구 주택을 근린상가로 리모델링해 매도한 경우도 있었다. 상권이 형성되고 3년이 지나가는 만큼 초기 투자자들의 이익실현 물건들도 서서히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에 거래된 연남동 228-35번지의 경우 밸류지역 거래 물건 중 유일하게 큰 도로인 동교로에 접해있는 물건이었다. 거래가격은 29억8000만원으로 3.3㎡당 7600만원을 기록했다(이하 평단가는 토지면적 기준). 해당 물건은 2007년 7월에 8억3000만원에 매입한 물건으로 11년 만에 21억5000만원의 차액을 기록한 셈이다.

골목 안쪽의 경우 최저 3.3㎡당 4000만원에서 최고 7000만원까지 거래된 사례들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5000만원대 초반에 거래된 물건들이 많았다. 연남동 385-3번지의 경우는 18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토지면적당(3.3㎡) 평단가는 5519만원이었다.

직접 만나본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390번지 일대에서는 임차인들의 월세도 높다고 설명했다. A공인 중개사는 "상업시설의 월세가 3.3㎡당 20만원 중반이며 관리비 등을 포함하면 20평형대 상가의 임대료가 월 500만원을 넘을 정도다"라면서도 "신축 중에 임대가 나가는 경우도 많을 정도로 임차인들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도 "다른 상권과는 다르게 유동인구의 연령대가 다양하고 상권도 주중 주말, 시간대 관계없이 활발한 편이다"며 "홍대상권보다 객단가가 높다보니 높은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도심 속 신규 상권의 경우 주차 문제의 해결이 지자체 및 임대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하지만 390번지 일대는 경의선숲길과 연결된 골목상권이라는 특징 때문에 오히려 차 없이 걷고 싶은 거리로 치환됐다.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한 것이 연남동의 또 다른 상승요인으로 보인다.

다음 편은 연남동 두 번째로 A, B, C 지역에 대해서 살펴본다.(계속)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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