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술로 중국 저가폰 '맞불'
트리플 카메라 단 갤A7 내달 출시
내달 공개 A9은 4개 카메라 장착
"측면 지문인식센서 등 신기술
중저가폰에 우선 적용할 것"
[ 이승우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을 내놨다. 갤럭시S·노트 등 플래그십 제품이 아니라 중가형 제품 갤럭시A 시리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는 중국 업체에 맞서기 위해 중저가폰에도 최신 기능을 탑재하기로 전략을 바꾼 이후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공개할 갤럭시A9프로에서도 세계 최초로 후면 쿼드 카메라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웃포커스 등 최신 기술 대거 적용
삼성전자는 갤럭시A7을 다음달 초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후면부에 장착된 트리플 카메라다. 화각 120도로 촬영할 수 있는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표준 화각의 24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다. 나머지 하나는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다. 사진의 배경 흐림(아웃포커스)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사진을 찍을 때는 물론 사진 촬영 뒤에도 배경 흐림 강도를 조정할 수 있다.
또 저조도 환경에서 4개의 픽셀(화소)을 하나로 합쳐 더 많은 빛을 흡수하는 기술을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 밝고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노트9에서 선보인 인물, 풍경, 음식 등 촬영 장면을 자동으로 인식해 최적의 색감을 제시하는 ‘인텔리전트 카메라’ 기능이 들어갔다.
전면 카메라도 2400만 화소로 디스플레이와 LED(발광다이오드) 광원을 이용해 더 밝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인물 좌우, 전면에 조명효과를 주는 ‘프로 라이팅’ 기능을 제공한다.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측면 지문인식센서를 장착한 것도 특징이다. 얼굴 인식과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 건강관리 앱(응용프로그램) 삼성 헬스 등이 포함됐다. 색상은 블루 블랙 골드 핑크 네 가지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갤럭시A6의 출고가가 39만6000원, 갤럭시A8은 59만9500원인 것을 감안할 때 50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A 갤럭시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개할 제품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갤럭시A 시리즈의 가장 상위 모델인 갤럭시A9프로(2018)로 예상된다. 초청장에 적힌 ‘4×fun’(4배 재미)을 근거로 업계에선 세계 최초로 후면 카메라에 카메라 렌즈 4개를 장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인도 시장에서 저가폰 갤럭시J4플러스와 갤럭시J6플러스를 선보인다. 갤럭시A7과 마찬가지로 측면 지문인식센서 및 삼성전자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된 ‘AR 이모지’와 비슷하게 이용자 얼굴을 3차원(3D)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이모티파이’ 기능이 도입될 전망이다.
“중저가폰 강화해 중국 업체 공세 맞서”
삼성전자는 그동안 갤럭시S·노트 시리즈에 지문인식, 삼성페이, 빅스비, 듀얼카메라 등 신기술을 적용하고 6개월~1년가량 지난 뒤에 갤럭시A·J 등 중저가 제품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그동안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폰 시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점유율을 꾸준히 빼앗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0.4%로 1위를 차지했다.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화웨이(15.5%) 샤오미(9.1%) 오포(8.6%) 등 중국 업체 세 곳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훌쩍 넘는다. 특히 애플(11.8%)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오른 화웨이는 “내년 4분기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위태롭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5년 이상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지만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2분기 들어 삼성전자 29%, 샤오미 28%로 근소한 차이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에 신기술을 먼저 도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적인 기술을 중저가폰에 먼저 넣기로 했다”며 “1~2개월 안에 그런 중가대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시장에서 원하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굳건한 1위 자리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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