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철도·도로 연결 연내 착공… 동해선만 2.3조 소요 예상

입력 2018-09-19 17:35
9·19 평양 공동선언
남북 경제협력

경의선은 보수만 하면 바로 연결
남북간 고속道 연구도 시작될 듯
대북제재로 '착공식'에 그칠 수도


[ 김우섭 기자 ] ‘9·19 평양선언’을 계기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남북한은 올해 안에 동해·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에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을 취해나가겠다”고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 착공시기를 올해 안으로 못 박았다.

남과 북의 철도를 연결할 수 있는 노선은 경의선(서해선)과 경원선, 금강산선, 동해선이다. 이 중 경의선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노선은 남북 철도가 연결돼 있지 않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강릉을 거쳐 북한 원산과 나진을 지나는 철도망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도 연결할 수 있지만 현재 강릉~제진 구간(104.6㎞)이 끊겨 있다.

동해선을 통해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남한의 사람과 물류를 유럽까지 보낼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강릉~제진 구간을 연결하는 데 2조349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공 기간도 6~7년에 달한다.

서울~신의주 간 철도망인 경의선은 2004년 연결돼 2007년 12월부터 1년간 총 222회(문산~개성) 운행됐다. 모두 화물열차였다. 경의선 철도는 어느 정도 보수작업만 하면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철도 연결 외에 남북 간 고속도로를 잇기 위한 연구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노선은 경의선 도로다. 한반도 서쪽에 있는 1번 국도의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구간이다. 총 길이가 500여㎞에 달한다. 남한의 문산과 북한의 개성(19㎞)을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달릴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문산~개성 남측구간도로(11.8㎞) 연결에 5179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사업에 2951억원을 배정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철도 연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서해선 철도 연결을 위한 공사는 유엔 대북 제재위원회의 심의 대상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올해 안에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북한 지역 내 철도 연결 사업은 어렵다”며 “문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실제 착공이 아닌 ‘착공식’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