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치킨 시장서 약진
배달 중심 승부…매출 2~3배 ↑
2만원에 치킨+피자+떡볶이 인기
[ 김보라 기자 ] “이 동네에서 가장 크게 망한 가게가 어디예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치킨플러스’가 가맹점을 낼 때 그 상권 부동산을 찾아가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이다. 전국에서 약 4만 곳이 영업해 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치킨집. 치킨플러스는 동네마다 ‘가장 장사 안되는 가게’를 인수해 자사 브랜드로 싹 바꾸는 전략으로 업계에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가맹점 100개, 2년 만인 현재 240개를 두고 있다. 올해 말까지 350개가 목표다. 1년 만에 가맹점 100호점을 넘은 치킨 브랜드는 2003년 ‘또래오래’ 이후 14년 만이다.
치킨플러스를 운영하는 유민호 바른 대표(37·사진)는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배달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가맹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기 비용을 본사가 지원하는 등의 전략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레드오션이라고 하지만 뒤집어보면 그 안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군대에서 우연히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딴 뒤 치킨 프랜차이즈 BBQ의 전략기획팀에서 3년간 근무했다. 이후 여러 브랜드에서도 경력을 쌓은 뒤 2016년 9월 치킨플러스를 창업했다. 그는 “초기 진입장벽이 높더라도 브랜드만 잘 알리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치킨 배달 전문매장이 승산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페리카나와 처갓집 등 30년 넘은 치킨 브랜드가 배달 중심으로 여전히 전국에 수백~수천 개의 점포를 유지하고 있는 게 이 같은 판단의 배경이 됐다.
치킨플러스는 서울 성산 1호점이 시작이다. 창업비용으로 1000만원을 지원했다. 이후에도 치킨플러스로 간판을 바꿔다는 점주에게 400만~700만원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유 대표는 “성산 1호점은 하루 매출 59만원짜리 점포였는데 우리 브랜드로 바꾸고 하루 매출이 128만원으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광주 목현점과 서울 신내점도 하루 매출이 세 배 가까이 오르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매출 상승의 요인은 메뉴다. 14개 치킨 메뉴는 1만2900~1만3900원. 여기에 5000~8000원을 추가하면 3종의 피자와 3종의 떡볶이 메뉴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유 대표는 “다른 브랜드의 치킨 한 마리 가격에 피자나 떡볶이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점이 널리 알려졌다”며 “좋은 재료를 쓰되 본사 마진을 최소화해 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복잡한 레시피를 어려워하는 점주들을 위해 떡볶이 양념은 가루 수프로 개발하고, 피자도 점포에서 치즈를 뿌려 간단히 굽기만 하면 되는 얇은 도우의 이탈리안 피자 형태로 만들었다.
유 대표의 비전은 해외 진출과 외식업의 4차 산업화다. 말레이시아에 3개 점포를 운영 중이고, 중국 톈진에도 곧 진출한다. 베트남에는 브랜드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직접 경영하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매장의 재주문율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국내 1위 업체 알체라와 합작,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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