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18일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 도착직후 트랩에 내리기 직전 이 같은 방북 소감을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피난민의 아들인 문 대통령의 방북소감은 남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부친 고(故)문용형씨는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문씨는 흥남시청에서 농업계장 등으로 근무했으나 한국전쟁 시기 거제도 피난민 수용소로 남하해 문 대통령을 낳았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은 처음이지만 북한은 5번째 방문”이라며 “금강산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이산가족 상봉을 했고, 개성을 방문했고,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통일각에서 2차 회담을 했다. (웃으며) 판문점 1차 회담 때 ’깜짝 월경‘까지 하면 모두 5번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며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었는데, (웃으며)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첫 점심식사로 숙소인 백화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합석을 청해 첫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는 이날 순안비행장 환영식을 끝낸후 두 대의 차량으로 련못관(평양 도심이 시작되는 곳)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 곳에서 무게차(오픈카)로 옮겨타 여명거리를 지나 백화원 초대소까지 카퍼레이드 행진을 했다.
두 정상은 여명거리가 끝날 무렵 환영 인파가 없는 곳에서는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했다.
무개차의 운전은 북측 호위당국이 맡았고, 조수석에 선탑은 주영훈 경호처장이 앉았다. 경호처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와 직결된 문제인데도 북측의 호위당국의 배려로 우리 측 경호책임자가 선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