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냥 '보조금 금지'… WTO에 대못 박는다

입력 2018-09-18 17:52
美·日·EU, 연내 개혁 제안 방침


[ 오춘호 기자 ]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주요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개정할 전망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EU는 오는 2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무역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뒤 연내 WTO 이사회 등에 규정 개정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특히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 지급이 자국 철강산업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중점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국유 은행을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조치로 철강과 석탄 등의 과잉 생산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등은 그동안 “중국이 시장 원리를 왜곡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지만 중국은 보조금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보조금 제공 자체에 대해서도 부인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수년 동안 WTO로부터 매우 나쁜 대우를 받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WTO가 그들의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 일본 EU는 규제 대상으로 삼을 보조금의 범위에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정부계 금융기관에서 나온 자금까지 포함하고, 초저금리 융자 또는 회수 전망이 없는 투자도 보조금으로 간주해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같은 보조금을 지원한 국가에는 WTO 일반 이사회 등에서 사유를 설명토록 하고, 소송을 진행할 경우 평소보다 훨씬 무거운 입증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고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