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인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는 한국의 청와대 격인 곳이다. 최고지도자를 신성시하기까지 하는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청사를 회담 장소로 택한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노동당사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을 갖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소는 백화원 영빈관이었다. 이날 양측 조율을 통해 노동당 청사가 정상회담 장소로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그동안 해외 수반을 북한 내로 초청해 회담을 한 적이 없다. 정상 간 회담 첫 장소로 노동당 청사를 택한 것은 김정은이 그만큼 이번 회담에 엄중하게 임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평양 중심부인 중구역에 있다. 김정은 집무실과 서기실(비서실), 회의실 등이 있다. 김정은이 업무를 보는 곳인 만큼 화려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노동당은 최고 핵심 권력 기관이다. 그중에서도 중앙위원회는 산하에 정치국, 정무국, 검열위원회 등의 조직을 둔 당 중앙기구다.
과거 김일성 주석은 이곳에서 집무를 하다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태양궁전)을 지어 집무실을 옮겼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곳에서 줄곳 업무를 봤다. 당시 북한은 노동당 청사를 ‘혁명의 수뇌부’ ‘당 중앙’ 등으로 부르며 어떤 외부인사에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특사단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남측 인사가 노동당 청사를 방문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평양공동취재단=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