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마존 '아침형 CEO' 성공하자 재조명받는 '아침형 인간'

입력 2018-09-17 18:08
수정 2018-10-17 00:30


애플과 아마존이 나란히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긴 뒤 최고경영자(CEO) 팀 쿡과 제프 베이조스의 ‘아침형 인간’ 생활습관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성공한 ‘올빼미형 CEO’들에 밀려 한동안 주춤하던 ‘아침형 CEO’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 경제전문 방송인 CNBC에 따르면 지난 13일 베이조스는 워싱턴DC 경제클럽 강연에서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며 빈둥거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늦어도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어 오전 5~6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오전 10시에 이뤄지는 회의에서 (아마존의)가장 중요한 안건들을 다룬다”며 “정신이 맑지 않은 오후 5시가 넘어가면 업무상 결정을 하지 않고 다음날로 미룬다”고 했다. 베이조스는 스케줄 조정할 때 일찍 잠자리에 들어 8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CNBC는 “높은 자리에 갈수록 결정할 안건의 수는 줄어들지만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 때문에 베이조스는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CEO 역시 새벽 3시45분에 일어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매일 새벽 한 시간 가량 이메일을 확인하고 체육관에서 운동을 한 후 커피를 챙겨 회사로 출근한다.

최근 ‘아침형 인간’이 ‘올빼미형 인간’에 비해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과 영국 서리대학 공동 연구팀은 38~73세 성인 43만여명을 6년6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저녁형 인간의 사망률이 아침형에 비해 10%가랑 높다고 발표했다.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보다 심리장애 위험은 2배, 당뇨병 발생률은 30% 더 높았다. 이밖에도 신경장애 환자가 25%, 위장장애 환자는 23%, 호흡기 장애 환자는 22% 많았다. 저녁형 인간은 생체시계가 직장생활 등 외부 환경과 일치하지 않아 수면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다만 아침형·저녁형 인간의 유형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유전이며, 두 유형의 사람들 간 업무성과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훌륭한 성과를 내는 데는 언제 잠자리에 드는지가 아니라 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앨런 홉슨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 박사는 “꿈을 꾸는 것은 가장 창의적인 의식 상태일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인지적 요소가 무질서하게, 즉흥적으로 재결합하면서 정보의 새로운 배열이 일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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