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 배우 김재욱이 강렬한 첫 등장으로 안방극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OCN 첫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 1회에서는 동쪽 바다 깊은 곳에서 왔다는 형체 없는 존재 박일도로 인해 얽히고 설킨 인연이 되어버린 최윤(김재욱)과 윤화평(김동욱), 강길영(정은채)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재욱은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인한 첫 인상을 남겼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골목길에 최윤이 나타나는 순간 온 몸을 둘러싼 서늘한 공기가 브라운관 너머까지도 생생하게 전해졌다. 가로등 불빛에 겨우 어둠이 걷히며 검은 사제복을 단정히 차려 입은 몸 위로 드러난 무감각하게 굳은 얼굴은 짧지만 강렬한 장면을 완성시켰다.
특히 한 노숙자의 팔목에 감긴 묵주를 발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눈빛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홀로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그는 노숙자의 얼굴을 덮은 모자를 거칠게 치워내지만, 찾던 인물이 아님을 깨닫고는 이내 차갑게 돌아섰다.
자신의 손을 잡고 매달리는 노숙자의 손길을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손길로 쳐내는 모습은 시니컬하고 얼음 같은 성격의 최윤 그 자체였다. 표정과 눈빛, 행동만으로도 캐릭터의 색은 물론 극의 긴장감까지 더하는 김재욱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지금껏 쌓아온 필모그래피 속 김재욱의 연기를 떠올리면 유독 강렬한 잔상이 남는다. 지난해 악역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보이스 1’ 속 모태구에 이어 이번 ‘손 the guest’의 최윤 또한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사제 하면 떠오르는 경건하고 따스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악의 존재를 믿고 이에 잠식된 부마자들을 위해 구마의식을 행하는 사제로써 그만큼 다크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분량, 대사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색을 입힌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김재욱이기에 앞으로 그가 그려낼 이야기들을 더욱 기대케 만든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의 결합으로 탄생한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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