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서 5시간 이상 음주난동 부린 트레일러 기사, 범행 동기 들어보니…

입력 2018-09-11 13:21

만취 상태로 25t 트레일러를 몰고 거가대교에서 난동을 부린 기사 탓에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8km의 해상도로가 봉쇄되고 특공대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1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총 길이 8.2㎞의 거가대교의 거제 방향 도로가 완전히 통제된 것은 이날 자정 무렵부터다.

전날 오후 11시 52분께 25t 트레일러가 거가대교 시설공단 차량과 가드레일을 충격하고 정차해 있는 장면이 발견됐고 운전기사 A(57)씨가 경찰의 통제에 불응하며 대치 상황이 빚어지자 돌연 비상이 걸린 것이다.

대치상황은 경찰이 실탄 경고 사격을 할 만큼 긴박했다. A씨는 대치 40분 만에 차량을 움직여 진로에 있던 순찰차를 세게 충돌했고 이에 순찰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경찰은 화물차량 앞바퀴에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다.

A씨는 이후 차량을 몰고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수㎞를 이동했다. 경찰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인내하고 기다리며 제압할 타이밍을 노렸다.

또한 A씨의 난동을 제압하기 위해 부산·경남 양쪽 지역의 순찰차와 경찰특공대가 출동했다. 이후 A씨가 바다에 투신하려고 하자 창원 해경 소속 구조정 2대가 현장에 도착하고 119구급차가 긴급 출동해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난동은 5시간 만에 종료됐다. A씨가 자살 시도를 위해 트레일러 문을 열었고 특공대가 그 틈을 타 앞유리를 깨고 형사들과 함께 A씨를 붙잡은 것이다.

이날 막혔던 도로는 오전 4시 47분부터 1개 차로가 열렸고 오전 6시 30분께야 완전히 통제가 풀렸다.

경찰 조사 결과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로 나왔다. 하지만 A씨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건 5시간 전이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인 만취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씨는 "지입차 화물기사로 생활이 어렵다"며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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