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스토리
컬러 콘택트렌즈 업체 드림콘
[ 김진수 기자 ]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3600억원으로 추정되는 전체 시장의 90%를 외국계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는 게 첫 번째 특징이다. 그중 다국적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계열의 아큐브가 70%를 차지한다. 거래구조도 특이하다. 국내 렌즈판매점은 제조업체로부터 물건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한 뒤 비용을 정산하고 1년 뒤 남은 물건을 반품한다. 자금력이 달리는 영세 국내 업체들이 생존하기 힘든 구조다.
컬러 콘택트렌즈를 만드는 드림콘의 김영규 대표(사진)는 그래서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김 사장은 2009년 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소 내 디자인팀을 별도 운영하며 제품을 개발했다. 특허 7건, 상표권 8건, 디자인권 12건 등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드림콘은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콘택트렌즈 모든 제품의 ‘유효기간 7년 인증’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도 유효 기간이 3~5년 수준이다. 두 겹의 렌즈 사이에 색소를 넣고 코팅해 색소가 눈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플루시어 공법’도 드림콘만의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홍채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홍채렌즈 제품 허가도 받았다.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드림콘은 현재 40여 개국, 160여 바이어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이 수출에서 발생한다. 2015년 1000만달러 수출탑도 받았다. 김 사장은 “공장을 자동화하기 위해 자동검사시스템 등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중국 지사를 설립해 앞으로 5년 내 20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잘나가는 비결로 신의를 꼽았다. 김 사장은 “태국 바이어와 8년가량 거래했는데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며 “더 많은 돈을 줄 테니 거래를 하자는 다른 업체 제안이 있었지만 기존 바이어와 신의를 지킨 덕에 거래 규모를 계속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달 70만 개의 렌즈를 수입하는 태국 바이어가 조만간 한국에 들어와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한 번 관계를 맺은 바이어와 신뢰를 지키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드림콘이 만드는 렌즈는 다양하다. 시력 보정을 돕는 클리어렌즈, 미용과 시력보정을 동시에 충족하는 컬러렌즈, 난시 교정을 위한 토릭렌즈, 특수용도의 특수렌즈 등이다. 김 사장은 “나는 렌즈에 미쳐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드림콘(dream+con)’으로 회사 이름을 지은 것도 “꿈의 콘택트렌즈를 만들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화도 소개했다. “필리핀 출장 때 묵은 호텔에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테라스 전체가 유리로 돼 있었는데 소나기 물방울을 밑에서 올려다보니 무척 예뻤습니다. 물방울을 렌즈로 표현하고 싶어 사진을 찍어 본사 디자인팀에 보냈습니다. 귀국하니 물방울을 표현한 렌즈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착용할 때는 벌레를 끼워 넣은 듯한 모습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양산=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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