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 부통령 "익명 기고? 난 절대 아냐… 트럼프 해임 논의 전혀 없었다"

입력 2018-09-09 19:09
수정 2018-12-08 00:00
지목된 측근들 잇단 부인 속
트럼프 "4~5명 의심가는데…
법무부가 수사 나서야" 촉구


[ 설지연 기자 ] 마이크 펜스 부통령(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미국 백악관 고위급 인사들이 뉴욕타임스(NYT)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한 칼럼을 게재한 익명의 기고자와 관련해 “나는 아니다”며 잇따라 부인해 주목받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수정헌법 25조(대통령직 박탈 규정)’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할 가능성에 대해 “백악관 내에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BBC 등은 기고문에 쓰인 단어와 스타일을 토대로 펜스 부통령을 익명 기고자 ‘1순위’로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NYT와 필자 모두 수치스러워해야 한다”며 “익명 기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뤄낸 경제 성장과 성공의 기록으로부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자 NYT에 실린 ‘익명의 고위관료’라는 필자 기고문은 백악관과 워싱턴 정가를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성 때문에 초기 내각에서 수정헌법 25조까지 거론됐다”는 내용이 담긴 이 글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 건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고문의 유력한 후보자로 펜스 부통령,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존 헌츠먼 주러시아 미국 대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을 언급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은 필자가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익명 기고자로 국가 안보라인을 의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노스다코타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익명 기고자에 대해 4~5명 인물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는 해당 기고자가 누구인지 조사해야만 한다”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익명 기고자가 기밀정보 접근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