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에서 흥행 부진 여파
부동산업황에 대한 우려 반영
≪이 기사는 09월07일(17: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DC그룹 계열 부동산 종합관리회사인 HDC아이서비스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흥행에 실패, 원하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진 여파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한 건 SK루브리컨츠에 이어 두번째다.
7일 HDC아이서비스는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오는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8300~1만7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했고, 회사는 고민 끝에 상장 계획을 백지화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HDC아이서비스가 수요예측에서 외면당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업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으로 알려졌다. HDC아이서비스는 부동산의 자산·시설 관리, 조경, 인테리어 등에서 국내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는 점과 저평가된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차익 및 향후 매각차익을 얻는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시장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점, 정부의 부동산정책 방향상 HDC아이서비스의 사업에 적신호가 들어오지 않겠냐는 우려를 이겨내진 못했다는 평가다.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HDC아이서비스 기업 자체의 경쟁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건설 관련 기업 중 대북 테마를 타지 못한 곳의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HDC아이서비스의 2대 주주인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향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투자심리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들어 SK루브리컨츠도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유가증권시장 입성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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