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문학이 홀대를 받는 것은 결국 취업과 연결된다.
한마디로 인문학이 먹고 사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소홀히 취급당하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무엇을 하려는가?
한국에서 철학·문학·사학과 등을 지망하는 학생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졸업해서 뭐 하려고?”는 철학·문학·사학·언어학 등 인문학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말이다. 인문학은 일반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다. ‘왜 사는가?’등 인간 본질에 대한 문제를 다루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다.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인문학을 전공하면 취업이 힘들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실제로도 그러한 점이 많다.
세계 최고라 불리는 하버드대의 졸업생 학과 통계 비율을 보자. 통계에 따르면 하버드 학과 졸업 학생 수 1위는 경제학과, 2위는 사회과학이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3위는 모두의 예상을 깬다, 바로 ‘역사학’이다. 또한 Liberal arts and Humanities(인문학) 졸업생도 52명이나 된다. 하버드와 쌍벽을 이루는 예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기는 1위가 경제, 2위가 정치학이지만 3위는 하버드와 마찬가지로 역사학, 4위는 인문학이다. 하버드대나 예일대 학생들이 바보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먹고살기 힘든 인문학을 전공하는가? 답은 쉽다. 인문학을 전공해도 먹고 살 수 있다. ‘Washington Monthly’에 따르면 2010년 하버드대에서 심리학과 비교 문학을 공부한 학생이 톱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에서 인문학이 홀대를 받는 것은 결국 취업과 연결된다. 얼마 전, 인문학 전공분야의 교수님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교수님은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문학으로는 취업이 힘드니 컴퓨터과학 등 다른 전공을 하고 인문은 복수전공이나 해라.”
인문학은 인간의 가장 심오한 문제를 다루는 학문으로 사회에 꼭 필요하다. 인문학은 선진국 학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문학 기피 현상을 막으려면 장학금 지급 등 정부 차원에서 인문학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경제가 살아나 기업들이 인문학 전공 학생들을 많이 뽑고, 또한 인문학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김기현 생글기자(홈스쿨) kimkihyunof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