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기구 '슈팅 고스트' 대박 뒤엔…

입력 2018-08-29 16:58
에버랜드-IT 스타트업, 기막힌 '상생 스토리' 있었네

3D 슈팅게임 꿈 이룬 에버랜드
여러명 동시에 하는 VR게임 기술
전세계 샅샅이 뒤졌지만 실패
국내 스타트업 발견…1년 협업
세계 테마파크에 수출도 기대

엄청난 기회 잡은 엔토소프트
3차원 위치추적 기술 개발 후
현장서 직접 테스트 기회 찾던 중
삼성물산과 손잡으며 날개 달아
글로벌 기업들과 신사업도 추진


[ 좌동욱 기자 ]
“창업한 지 겨우 3년 된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그런 혁신적인 기술을 갖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박태현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에버랜드) 파크기획팀 수석은 2년 전 엔토소프트의 3차원 위치추적기술을 처음 봤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만들어진 지 15년이나 지난 놀이기구 ‘미스테리맨션’의 리모델링을 검토하고 있을 시기였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3차원 슈팅게임으로 내놓겠다는 게 파크기획팀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기술을 찾을 수 없었다.

“전 세계 테마파크는 물론 이름 있는 VR업체들은 죄다 찾아갔지만 원하는 기술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보는 VR 게임은 정밀도가 떨어지고, 정밀도가 높은 VR 기술은 고작 한두 명만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검토한 지 1년6개월이 지나 사실상 포기하고 있을 무렵 박영봉 엔토소프트 대표를 우연히 만났다. 인터넷 슈팅게임 개발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박 대표는 2014년 말 회사를 나와 엔토소프트를 차렸다. 2년6개월여 동안 개발한 끝에 목표로 삼았던 VR 기술을 막 완성한 시점이었다. 박 대표는 기술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테스트해 볼 기회가 없어 정부 발주 사업들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삼성물산과 엔토소프트는 곧바로 VR 기술을 활용한 슈팅게임 개발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약 1년이 흐른 지난달 19일 ‘슈팅 고스트’라는 이름의 게임을 에버랜드에 공개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슈팅 고스트는 실내에서 4인승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전후좌우로 나타나는 유령 홀로그램을 슈팅건으로 맞히는 게임이다. 각자 점수를 실시간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에게 인기다. 이용객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 수석은 “체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평균 92점으로 에버랜드의 최고 인기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 ‘T-익스프레스’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종전 게임의 만족도는 60~70점 정도에 불과했다.

엔토소프트의 기술이 테마파크에 활용되리라고는 개발자인 박 대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손동작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것과 비슷한 기술을 직접 개발하려고 했어요. 이 과정에서 홀로그램의 위치 정보를 컴퓨터와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추적기술이 필요해 개발한 것뿐이에요.”

엔토소프트는 많은 사람의 위치를 정확하고 빠르게 측정하기 위해 전파의 시간차 송신 기술로 거리를 측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오차범위가 1㎝ 이내로 100m 밖에서 100개 이상의 개체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당초 박 대표가 상업화하려 한 분야는 VR 기술을 활용한 공룡 테마파크. VR 기기를 통해 공룡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수백 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같은 공룡을 볼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박 수석은 “VR을 혼자 보는 것과 여러 사람이 동시에 VR 속 현실을 체험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엔토소프트의 3차원 위치추적기술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다. 엔토소프트가 국내에 등록한 특허만 8건. 미국, 유럽, 중국, 일본에도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업체를 보유한 삼성물산과의 협업은 박 대표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그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신기술을 에버랜드처럼 많은 이용객이 참여하는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할 기회를 얻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가장 큰 소득은 ‘삼성물산과의 협업’으로 슈팅 고스트를 만들어낸 ‘실적’이다. 박 대표는 “처음엔 문전박대하던 정부와 대기업 관계자들이 슈팅 고스트 자료만 보여주면 자세를 고쳐 잡는다”고 했다. 엔토소프트는 현재 국방부와 함께 VR 기술을 활용한 육해공 작전회의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도 신사업을 위해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도 적지 않은 이득을 봤다. 우선 놀이기구 개발 비용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이 놀이기구의 VR 관련 기술을 특허로도 출원할 계획이다. 에버랜드의 다른 놀이기구에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관련 기술이 축적되면 전 세계 테마파크에도 충분히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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