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터키 불안에 하락한 CJ CGV, 베트남이 살릴까

입력 2018-08-27 11:21
CJ CGV의 주가가 베트남 법인 성장 기대감에 오르고 있다. 중국과 터키 법인의 2분기 실적 부진에 더해 터키 금융불안과 위안화 가치 하락이 반영되면서 그간 주가가 급락했지만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법인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오전 11시 현재 CJ CGV는 전날보다 2800원(5.33%) 오른 5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간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베트남 법인 성장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들어 CJ CGV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12.64% 하락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9.24%나 급락한 수준이다.

주가 하락은 지난 10일 어닝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으로 발표하면서 가속화했다. CJ CGV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048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은 영업적자 18억원, 터키도 33억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이날 SK증권은 대외환경이 이전보다 부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현대차증권도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했다.

이달 들어 유안타증권이 7만1000원으로 낮춘 데 이어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도 7만3000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낮췄다. KB증권도 9만원에서 7만4000원으로 눈높이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목표주가인 6만7000원을 제시했다.

터키의 금융 불안으로 리라화 하락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권윤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터키는 10억원 영업손실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큰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2분기 원/리라 평균환율은 248원을 기록했는데 3분기 현재까지 평균환율은 230원으로 더 하락한 상태로, 리라화 약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실적 부진도 주가 하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본사 매출액은 2214억원, 영업적자 12억원으로 부진했다"며 "매출액은 가격인상 및 특화관 수요 강세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직영점 출점 증가 및 물가상승 효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가격인상 효과가 최저임금 상승으로 일부 상쇄됐고, 1~7월 누적 관객수는 2016년 정점으로 감소세가 관찰돼 구조적 역성장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투자자들의 심리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국적의 투자신탁운용사인 슈로더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와 특별관계자 2인은 보유 중인 CJ CGV 주식 132만4330주(6.26%)를 전량 매도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하지만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그간의 주가 하락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터키 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모든 해외 법인이 높은 성장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내도 연간 4% 수준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고,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이 전망되는 만큼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메가스타 인수 이후 베트남에서 박스오피스 47% 점유율을 얻고 있어 지배력에 기반한 높은 이익률 장기화도 기대할 수 있다"며 "CGV베트남홀딩스(가칭, 80%보유)의 상장이 10월말~11월 중으로 예상되는데 전체 가치를 4000억~5000억원으로 가정하면 10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이 기대돼 재무구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가의 본격 상승을 위해선 중국 법인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알려진 악재 외에 추가로 나타날 악재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는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의 본격 상승을 위해선 사업 중 가장 기대 가치가 높은 중국 법인의 실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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