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서도 물체 모양 파악
가격 확 낮춰 내년 하반기 출시
자율주행차·에어컨 등에 활용
[ 오상헌 기자 ] LG이노텍이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의 모양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열영상 카메라 모듈 시장(사진)에 뛰어든다. 군사 분야에 집중된 열영상 카메라 수요가 가전 자동차 드론(무인항공기) 등으로 확대되면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26일 “열영상 카메라 모듈 개발을 위해 센서부터 모듈 설계, 생산 공정까지 핵심 기술을 내재화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첫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열영상 카메라(IR: infrared ray)는 물체가 방출하는 8~14마이크로미터(㎛) 파장의 원적외선 열에너지를 감지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조명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물체의 모양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탓에 주로 군사, 산업 안전 등 특수 분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사업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앞세워 기존 제품보다 훨씬 싸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열영상 카메라 모듈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LG이노텍은 세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7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대 강자’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18.2%를 차지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열영상 카메라 모듈의 구조와 생산공정이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비슷한 만큼 최고 수준의 품질을 구현할 자신이 있다”며 “열영상 센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적외선 이미지 센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트루윈 등 국내 벤처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내년 하반기 제품 출시를 계기로 열영상 카메라 모듈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에어컨에 달면 사람이 앉은 자리와 체온 변화 등을 읽은 뒤 냉방 강도를 조절해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열영상 카메라는 불빛 한 점 없는 한밤에도 사람이나 동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며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에 적용하면 사고 위험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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