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그네길" 故 최희준…서울대 법대→가수→국회의원 1호

입력 2018-08-25 10:26
수정 2018-08-25 11:22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24일 지병으로 별세한 가수 최희준(본명 최성준·항년 82세)의 대표곡 '하숙생'의 가사다. 이 노래는 1991년 가수 이승환이 2집에서 리메이크하는 등 시대를 넘어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최희준의 별세로 그의 생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60년 대 그는 인생의 덧없음이 시적인 노랫말에 담긴 1965년 라디오 드라마 주제가 '하숙생'으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트로트가 유행하던 시절 스윙 재즈 풍 노래와 팝 발라드로 당시 젊은층 인기를 끌었다.

1936년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태어난 최희준은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뷔해 '진고개 신사', '맨발의 청춘', '하숙생', '길잃은 철새', '팔도강산' 등 많은 히트곡을 냈다.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그는 법대 대표로 카니발 행사인 '장기대회 노래자랑'에 나가 노래를 부르면서 가창력으로 주목받았으며 1950년대 후반 미8군 무대에 서면서 진로를 바꿨다.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이 매력이던 그는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1960년대 말까지 매년 방송사 10대 가수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최희준이란 예명은 손석우가 '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이름에 '기쁠 희'(喜)를 넣어 붙여줬다..

최희준은 1996년 제15대 안양 동안갑의 국민회의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해 '가수 출신 정치인' 1호라는 수식어도 있었다. 2001년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2003년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2007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7시45분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