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식
정·관계 인사 500여명 참석
최종현 회장이 사재 털어 만든
장학재단 출신 염재호 총장과
대담 형식 영상 26분간 소개
최태원 회장 "선친이 남긴 도전 DNA로 지금까지 성장"
홀로그램으로 환생한 최종현 "쉼 없이 달려온 SK가족들 고마워"
[ 박상익 기자 ]
“SK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선대 회장이 훌륭한 경영인이었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이는 당신 사후에도 SK가 잘 커나갈 수 있도록 뿌리 내려주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를 증명해 기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친 최종현 회장의 20주기 추모식이 2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최 회장은 추모식 인사말에서 “제 자신이 훌륭한 경영자라는 것은 아직 입증하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훌륭한 경영자임은 입증한 것 같아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각계 인사 500여 명 모여 고인 추모
‘최종현 회장, 그를 다시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 가족을 비롯해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전현직 SK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와 박관용 전 국회의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계·학계·언론계 등에서도 5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뜻을 되새겼다.
추모식은 최종현 회장의 업적을 다룬 영상으로 시작해 SK의 주요 사업을 소리로 나타낸 연주 영상, 고인과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 출신인 염재호 고려대 총장 간 대담 영상이 이어졌다. 26분간 진행된 대담은 최종현 회장을 그래픽과 사진으로 합성해 구현했다. 고인의 기업관 국가관 인재관을 비롯해 SK의 경영철학인 SK매니지먼트시스템(SKMS)과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에 대해 염 총장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처럼 구성됐다.
행사 말미에는 최종현 회장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홀로그램 영상 및 음성으로 20년 만에 환생해 참석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최종현 회장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선경 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SK가 되기까지 청춘을 바쳐서 국가와 회사만을 위해 달려와 준 우리 SK 식구들 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아버지 이름 딴 학술원 만들겠다”
영상으로 아버지를 다시 만난 최 회장은 “선대 회장은 먼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혜안과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도전정신을 그룹의 DNA로 남겨주셨다”며 “SK의 철학과 경영 시스템을 담아 만드신 SKMS가 경영 활동의 길잡이가 돼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나라의 100년 뒤를 위해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이 땅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계신 많은 인재들을 육성하셨다”며 “저도 미약하게나마 뜻을 이어가고자 새로운 학술재단인 가칭 ‘최종현 학술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오늘 이 자리가 추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꿈을 꾸고 같이 만들어 나가는 자리가 된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더 큰 꿈을 꾸고, 더 크게 성장하며, 더 큰 행복을 만들 수 있겠다는 용기가 있는 한 선대 회장님이 꿈꾼 1등 국가를 만드는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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