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英 가입자 800만명… 佛 VOD시장 30% 점유

입력 2018-08-24 17:15
한국 삼키는 '동영상 공룡'

해외 시장도 이미 초토화

BBC "이젠 상업방송 아닌
넷플릭스·유튜브와 전면전"


[ 은정진 기자 ] “이제 다른 상업방송이 아닌 넷플릭스와 싸워야 한다.”

지난 3월 영국 국영방송 BBC가 발표한 올해 연간 사업계획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BBC가 방송사가 아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를 경쟁 상대로 명시한 것이다.

2012년 영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가입자 800만 명을 확보했다. 영국 전체 주문형비디오(VOD) 시장도 60%를 장악했다. BBC 자체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16~24세 청년층은 BBC 계열의 채널 4개를 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넷플릭스 보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로컬시장 초토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전통 강자였던 영국과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영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BBC, ITV 등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이 강했다.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들의 콘텐츠는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시청 패턴을 아예 바꿔버리는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그 위상은 무너지고 있다.

프랑스도 비슷한 양상이다. 넷플릭스가 2014년 진출한 뒤 VOD 시장의 3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현지 1위 사업자였던 ‘카날’의 시장 점유율은 20%포인트 감소했다.

유튜브의 시장 잠식은 이런 수준을 뛰어넘는다. 미국, 유럽은 물론 전 세계 4명 중 1명꼴로 유튜브를 본다. 시청량은 매일 10억 시간이 넘는다. “중국처럼 넷플릭스, 유튜브의 진출을 모두 막지 않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뒤늦게 보완책을 내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VOD 서비스 사업자는 30% 이상을 유럽 영화로 제공해야 한다는 ‘VOD 쿼터제’를 1년 전 도입했다. BBC, ITV 등 영국 방송사들은 연합해 영상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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