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정 넘어설 역대급 센캐…이유리 '숨바꼭질' 매력포인트

입력 2018-08-22 16:53
수정 2018-08-22 16:56

주말드라마 흥행퀸이 돌아왔다. 배우 이유리가 ‘연민정’을 넘어 설 강렬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MBC 주말특별기획 ‘숨바꼭질’을 통해서다.

이유리는 그동안 MBC ‘왔다! 장보리’(2014),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 주말 드라마에서 시청률 보증수표로 활약해 왔다. ‘연기대상’ 수상자에 걸맞는 품격 있는 드라마의 귀환을 시청자는 기대하고 있다.

‘숨바꼭질’은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와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에게 주어진 운명, 이를 둘러싼 욕망과 비밀을 그린 드라마다. ‘터널’, ‘크로스’ 등을 연출한 신용휘 PD와 ‘두 여자의 방’, ‘사랑해 아줌마’ 등을 집필한 설경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작품은 금수저, 흙수저 계급을 논하는 시대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인생’을 그린 드라마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용휘 PD는 “자신의 선택이 아닌 타인에 의해 가두어진 여자가 운명처럼 여긴 삶을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극복하고 개척하는 여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숨바꼭질’에는 현실 속에 등장할 법한 욕망에 충실한 인간 군상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신 PD는 “선과 악, 양날의 모습으로 대립하지만 한쪽으로 재단할 수 없는 본성의 인물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휴먼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연민정은 잊어라, 민채린이 왔다

이유리는 극중 대한민국 워너비로 손꼽히는 알파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보육원 출신의 입양아로 상속녀의 대용품으로 집에서 살아가는 민채린을 통해 그 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결 다른 연기를 펼친다.

‘왔다 장보리’ 연민정 역으로 국민 욕받이로 등극한 바 있었던 이유리는 “민채린 역시 선과 악이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라며 “입양아인 점은 연민정과 같지만 생소할 정도로 다른 캐릭터”라고 밝혔다.

그는 “채린은 지독하리만큼 삶이 집착하고, 모든 인물과 대립을 하면서도 불쌍하다. 연민정보다 에너지가 강하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숨바꼭질’에 이유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우 송창의, 엄현경, 김영민 등이 호흡을 맞춰 새로운 앙상블을 준비했다.

엄현경은 극중 가난한 집안 환경에서 자랐지만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화장품에 대한 관심으로 지금은 메이크퍼시픽 영업소의 방문판매를 하는 하연주 역을 연기한다. 화장품 재벌 상속녀 민채린 역의 이유리와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배신을 당한 후 악한 모습이 슬슬 올라오는 캐릭터"라며 "초반엔 선한, 나중엔 악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유리와 호흡에 대해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다. 이유리가 연기를 잘하고 에너지도 굉장하다. 감히 맞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일단 언니보다 더 큰 에너지를 쏟아내자는 생각을 안 한다. 반대로 '약을 올리는' 쪽을 택하려고 한다. 색다른 악역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에 대해 이유리에 "저는 사실 기가 세고 그렇지 않다. 엄현경씨는 저렇게 청순하게 생겼는데 제가 기에 눌렸다. 여러분들 다 속은 것"이라고 폭로했다.


◆ 이유리의 남자 송창의&김영민 이色 매력

송창의는 재벌들의 재벌로 통하는 태산그룹의 수행기사 겸 비서 차은혁을 연기, 엄현경(하연주 역)과 사실혼 관계이면서 이유리(민채린 역)과 얽히고 설킨 러브라인의 중심에 선다. 그는 "욕망으로 뭉친 사람들이 나온다. 어두운 과거를 지닌 은혁은 민채린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차은혁 역할에 대해 "자상한 캐릭터는 아니다. 많이 눌려있다. 보육원 출신이지만 에너지가 많은 채린(이유리)를 만나 적극적이 되어 구애를 하게 된다. 그렇게 새로 태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송창의는 이유리와의 연기 호흡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초반에는 눈이 좀 아플 정도로 강렬한 눈빛을 주고 받고 있다"라며 "이유리가 멜로를 참 잘한다.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혼 관계의 엄현경을 두고 이유리를 사랑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엄현경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 tvN '나의 아저씨'에서 눈도장을 받은 김영민은 '숨바꼭질'에서 태산그룹의 후계자 문재상 역을 연기한다. 허당끼 충만한 밉상이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이유리, 엄현경뿐만 아니라 늘 상 함께 붙어 다니지만 은근한 라이벌 관계에 놓여있는 송창의와 어른 남자들의 짙은 브로맨스까지 선사할 예정이라는 후문.

김영민은 "재벌 2세로 나온다. 가진 게 많은 것 같지만 못된 짓과 지질한 행동을 하면서 갑질하는 못난 사람이다. 이 인물을 만나며 달라질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아저씨’에 이어 찌질한 역을 계속 하고 있다. 전작에선 자신에 대한 욕망과 사랑을 이용하는 역할이었다면 '숨바꼭질'에서는 사랑 받지 못해 방법을 모르는 남자"라고 덧붙였다.

이어 "극중 못난 행동을 많이 한다. 경주마 같아서 단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 안에 아픔이 있다. 인물들을 만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폭,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그런 역할"이라고 말했다.


◆ 스태프 과노동 논란 딛고, 착한 제작 환경 만들까

방영에 앞서 ‘숨바꼭질’은 스태프 과로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스태프들은 하루 평균 18시간 이상 촬영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측은 제보를 접수하고 MBC 드라마국과 면담 끝에 제작환경 개선에 대해 협의했다. MBC는 주 68시간 근무시간 제한을 준수하고 이동 시간 제외 최소 7시간 휴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신용휘 PD는 "저도 연출부 막내부터 시작해서 연출을 하게 됐다. 일반 스태프들 노동 강도와 아픔을 저는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것들이 되게 익숙했다. 그 익숙함이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많이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주 68시간 근무 제한에 대해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발표회가 끝나고 제작사와 원만하게 안을 마련하고 합의를 하려는 걸로 알고 있다. 별로로 저는 장담 해야겠다.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연출이 할 수 있는 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숨바꼭질'에 출연 중인 김영민은 "올해 여름 유독 더웠던 것 같다. 스태프를 만나보면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힘든 상황이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 관계를 원활히 가지고 현장에서는 즐겁게 촬영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연배우 이유리는 "이 드라마는 밤 신이 굉장히 많다. 감독님이 정말 빨리 찍기 때문에 오래 연기할 틈이 없다. 순간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예전 같았으면 해가 떠야 끝나서 가는 시스템이었다. 이제 조금은 더 잘 수 있고 쉴 수있는 환경이 되면 배우들도 화면에 피곤함이 덜 나오게 되고 스태프들도 더 에너지 있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숨바꼭질’은 오는 25일 토요일 8시45분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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