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족 특수 누린 호텔들,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18-08-22 13:48


(안재광 생활경제부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 로비에 긴 줄이 생겼다. 체크인 시각에 맞춰 온 ‘호캉스족’(호텔로 바캉스를 온 사람들) 때문이다. 1700여개 객실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드래곤시티호텔은 올 상반기 객실 점유율이 20~30%에 불과했다. 방 10개 중 7~8개는 비어 있었다. 3분기 들어 상황이 확 바뀌었다. 점유율이 70~80% 안팎까지 올라간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드래곤시티호텔 뿐만이 아니다. ‘특급 호텔’로 분류되는 서울 시내 호텔 대부분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르메르디앙 서울은 지난달 중순 이후 주말 마다 ‘만실’을 기록 중이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그랜드 하얏트 등도 주말 예약을 못받고 있다. 호텔 수영장에 호캉스족이 몰려 ‘수영장이 아닌 목욕탕’이란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유례 없는’ 내국인의 호텔 방문은 올 여름 유독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탓이다. 밤에도 한 달 넘게 열대야가 지속되자 에어컨 잘 나오고,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특급호텔로 사람들이 몰려 온 것이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작은 사치’ 등 최근 소비 트렌드 영향도 있다. 과거 특급호텔은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과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내국인은 대기업 임원, 고위 공무원, 자산가 등 일부 계층의 사람만 가는 곳이었다. 요즘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호텔을 찾아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투숙을 하는 게 유행 처럼 번지고 있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SNS)가 발달 하면서 호캉스족이 더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텔들은 호캉스족 특수가 마냥 반갑지 만은 않다. 우선 방값이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에 비해 가격에 훨씬 민감한 호캉스족이 늘자 각 호텔들은 경쟁적으로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조식권을 무료로 넣어 주거나 특정 카드사와 연계해 특가 상품을 만드는 식이다. 또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마케팅 때문에 올 여름 평균 객실요금(ADR)이 10~20% 가량 낮아졌다”고 말했다.

호텔 직원들은 “내국인을 대응하는 게 훨씬 까다롭다”고 얘기한다. 호캉스족은 관광객과 달리 호텔 자체를 즐기러 오기 때문에 이용 시간을 꽉 채우는 경우가 많다. 체크인, 체크아웃 시각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정에 맞춰 호텔을 잠시 이용하는 관광객들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체크인 시각 때까지 객실 청소를 다 마치지 못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호텔 주차장도 비상이다. 자동차가 잘 없는 외국인과 달리, 호캉스족은 대부분 차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이 적은 호텔은 차를 댈 곳이 없어 인근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컴플레인(불만 사항)도 훨씬 많아졌다. “호텔에 대우 받으러 왔는데 서비스가 형편 없다”는 식의 컴플레인이 가장 빈번하다고 한다. “침대가 불편하니 바꿔달라”, “카페트가 더러워 방을 교체해달라” 등도 흔히 나오는 컴플레인이다. (끝)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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