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 중인 배우 함소원이 중국인 남편 진화와 결혼한 후 시어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였다.
시어머니는 한국에 오자마자 "얼른 돌하르방의 코를 만지고 싶다. 손자를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함소원은 "중국에는 돌하르방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미신이 있다"면서 "중국은 아직 남아선호사상이 있다. 시어머니도 아들을 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세태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고연령 층은 아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운데 아들 원하는 시어머니에게 피임약 먹는 걸 들킨 며느리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결혼 6년 차에 2살 된 딸을 둔 A씨는 "시어머니께서 피임약 먹는 걸 알았어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출산 후 몸도 약해지고 생리 주기도 안 맞아서 병원에 다니던 중 의사에게 여성호르몬을 높여주는 피임약을 처방받았다.
남편 또한 "몸도 약한데 그러는 게 좋겠다"고 합의해 피임약을 복용하던 중 시어머니가 이들 부부의 집에 놀러 오셨다가 식탁 위에 있는 약을 보고 말았다.
"이게 무슨 약이니?"
"아 그거요? 피임약인데…"라며 처방받은 이유와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하려는 찰나 피임약까지만 들은 시어머니는 버럭 화를 냈다.
"지금 둘째 낳기 싫어서 약까지 먹는 거니? 내가 둘째 얘기했을 때 싫으면 싫다고 말이라도 했어야지. 너무한 거 아니니?"
시어머니는 이렇게 불같이 화를 내며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A씨가 퇴근해서 온 남편에게 이 일로 하소연했다. 그랬더니 남편은 바로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집사람이 지금 임신할 몸도 못돼요. 건강도 안 좋고 자궁도 약해져 있대요. 피임약은 처방된 호르몬제라고 보시면 돼요"라고 설명했다.
시어머니는 의외로 순순히 "알았다"고 끊으셨다.
문제는 다음 날. 시어머니는 "그 사이 아들에게 일러바쳤냐"며 며느리에게 모든 분풀이를 했다.
A씨는 "나만 나쁜 X이 됐다"면서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고 조언을 구했다.
이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진짜 웃기다. 아들 부부 2세 계획을 왜 시어머니가 참견을 하고 있다", "피임한다고 주눅들 필요 없다. 어른들이 뭐라고 하면 '아 네네' 하고 끊으면 된다. 사과도 할 필요 없다", "의사가 호르몬이 불균형적이라고 처방해준 약이라는데 이러쿵저러쿵. 그냥 모른체하고 사는 수밖에 없다" 등의 조언을 전했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부부가 결혼한 뒤에는 임신과 출산 문제 등에 대해 두 사람이 협의하여 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엄연히 부부간 당사자의 문제고 시부모는 직접적으로 당사자가 아니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이 일에서 부부는 전혀 잘못이 없다. 설령 아내가 피임을 일방적으로 해도 전혀 이혼 사유나 어떠한 법적인 잘못도 없다"면서 "오히려 시어머니가 지나치게 간섭을 해서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는 시어머니가 책임이 있게 된다. 제발 부모들은 자녀가 결혼하면 독립한 인격체로 인정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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