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업계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해 3조원을 상회했다. 이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며 유가증권처분이익이 증가한 결과로, 보험영업손실은 되레 늘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24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987억원(6.7%) 늘어난 3조148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이익이 12조9921억원으로 1조3584억원(11.7%) 증가한 덕이다. 삼성생명의 지난 5월 삼성전자 주식처분 이익(1조958억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본업인 보험영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이 커졌다. 보험영업손실은 11조3585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1조3123억원(13.1%) 확대됐다.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보험 해약 증가 등으로 지급보험금이 3조3000억원 증가한 탓이다.
상반기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16조9836억원으로 4조2853억원(20.1%) 감소했다. 2021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자본규제 강화로 저축성보험 판매가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IFRS17은 보험부채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 핵심으로, 저축성보험의 보험금이 부채로 잡힌다.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판매 유인이 줄어들며 상반기 저축성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2조10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1750억원(50.8%) 급감한 2조120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20조6492억원으로 3824억원(1.9%) 증가했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대신 변액보험 영업에 적극 나서면서 변액보험 신계약보험료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변액보험은 저축성보험과 달리 특별계정으로 별도 관리해 새 회계제도에서도 적립금(책임준비금)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연초 증시 호조 등으로 변액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조1773억원으로 39.7% 늘었다. 2011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변액보험, 퇴직연금 및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667억원(0.7%), 6236억원(13.1%) 증가했다.
저축성·보장성·변액보험·퇴직연금 및 보험을 더한 총 수입보험료는 52조7878억원으로 3조2126억원(5.7%) 감소했다.
상반기 생보사들의 총자산이익률(ROA)이 0.75%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86%로 0.30%포인트 개선됐다.
상반기 대형사 3곳의 순이익은 2조147억원으로 2776억원(16.0%) 증가했다. 중소형사 6곳과 은행계 생보사 7곳의 순이익도 각각 811억원(29.2%)과 245억원(14.2%) 늘었다. 그러나 외국계 생보사 8곳의 순이익은 1846억원(24.2%) 감소했다.
올 상반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 3사의 시장점유율은 64.0%를 기록했다. 외국계 보험사가 18.3%, 중소형사의 경우 11.4%, 은행계는 6.3%로 집계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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