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실적 성장세 꺾였다…삼성전자 의존도 '여전'

입력 2018-08-16 12:24
수정 2018-08-16 13:42

코스피 기업들의 성장세가 꺾였다. 상반기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졌지만 1분기에 비해 2분기가 다소 저조한 기록을 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소 부진한 상황임에도 코스피시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도 여전했다.


한국거래소가 16일 발표한 코스피시장 상장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 집계를 보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536사(금융업 제외)의 연결기준 매출은 92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3% 증가했다. 영업이익(84조원)과 순이익(63조원)도 각각 8.56%, 1.27% 늘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올 1분기를 제외한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주춤하다. 2분기 매출 증가율은 4.82%에서 5.97%로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7.08%로 1분기(9.96%)에 못 미쳤다. 순이익도 0.30% 줄면서 1분기(2.63% 증가)의 성장세가 꺾였다.

1분기와 비교한 2분기 매출은 2.86%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되레 줄었다. 영업이익은 42조3332억원에서 42조543억원으로 0.66% 소폭 감소했고, 순이익은 32조7498억원에서 30조6512억원으로 6.41% 축소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무역분쟁이 확산되면서 수출 경기가 둔화된 점이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별도로 집계된 금융업종 실적은 타 업종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금융업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3.41%, 4.80% 증가했다. 2분기 실적을 1분기와 견주면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영업이익은 14.82% 증가했고 순이익은 11.68% 뛰었다.

코스피시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했다. 삼성전자를 뺀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53조원으로 0.20% 성장에 그쳤다. 순이익은 오히려 7.30% 줄어들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69%로 0.33%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0.68%포인트 떨어진 5.0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6.72% 증가한 30조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다만 성장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2분기에는 7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신기록 행진을 멈췄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7% 늘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4.9%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되레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포함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지지부진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기계(-76.94%) 운수장비(-50.24%) 비금속광물(-49.39%) 등 일부 업종의 흑자 폭이 크게 감소했으며, 전기가스 운수창고업은 적자 전환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당분간 실적 장세 흐름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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