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엇갈린 2분기 실적… 부진한 한샘·퍼시스 vs 날개 단 에이스침대

입력 2018-08-15 19:04
한샘 영업익 18% 감소…"기존 성장전략 한계"
퍼시스 17%, 에넥스 36% ↓

에이스침대 영업익 125% 급증
현대리바트 실적도 호조


[ 심성미 기자 ]
2분기 가구업계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가구·인테리어업계 1위 한샘, 사무용 가구 1위 퍼시스, 부엌가구의 강자 에넥스는 고전한 반면 현대리바트와 에이스침대는 선전했다. 전체 가구 시장에서는 전통의 강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다. 2위 현대리바트는 계열사 현대H&S와의 합병, 부엌가구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3분기째 부진한 전통의 강자들

가구업계 실적을 보면 한샘의 부진이 눈에 띈다. 한샘은 2분기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18.6% 감소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부문에서 전 사업부 매출이 줄었다. 특히 인테리어 대리점 매출이 전년 대비 21% 줄어 전체 실적을 떨어뜨렸다. 인테리어 직매장과 온라인 매장 매출도 각각 전년 대비 3%, 2% 줄었다. 사내 여직원 성폭행 사건으로 지난해부터 홈쇼핑 방송을 중단했다가 2분기에 다시 시작했지만 부엌 대리점 매출도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부문은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전년 대비 매출이 23%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한샘은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째 시장 추정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고 있다. 이는 주택거래량 감소로 캐시카우였던 B2C사업부 매출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샘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던 중국 법인도 적자다. 2017년 매출 436억원, 영업손실 350억원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의 성장성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존 성장전략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성장성 재확보 여부를 거론하기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무용 가구 시장의 강자 퍼시스도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줄었다. 부엌가구 시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에넥스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9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3억원)은 전년 대비 36.3% 줄었다. 두 회사 모두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에넥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지난 5월 쇼룸 설치, 충북 영동군 공장설비 투자 확충 등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성장궤도 탄 현대리바트

가구·인테리어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 실적은 좋아졌다. 매출은 3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6.8% 늘어난 1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건자재 유통업체 현대H&S를 합병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늘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현대H&S 합병분을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리바트 키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2월 독점 계약한 미국 홈퍼니싱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의 인기도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가구업계 5위인 에이스침대도 2분기 매출이 크게 늘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553억원)은 전년 대비 15.2% 늘었고, 영업이익(128억원)은 125.1% 급증했다. 대진침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는 등 침대업계에 ‘라돈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자 소비자들이 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로 대거 옮겨간 효과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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