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음료에 대륙이 꽂혔다
국내 1위 바리스타룰스
中 진출 5년만에 인기몰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현지 '뚱바 팬덤'으로 돌풍
[ 김보라 기자 ]
‘1년에 1000만 개.’ 매일유업의 프리미엄 컵커피 바리스타룰스가 중국에서 팔리는 숫자다. 국내 컵커피 시장 1위를 달리는 바리스타룰스가 중국에서 약진하고 있다. 2013년 중국 진출 후 5년여 만에 냉장 컵커피 시장을 이끌며 올해 2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도 중국인이 사 먹는 한국 음료에 꼽힌다. 냉장 음료가 거의 없는 중국 유통 시장에서 편의점 중심의 ‘콜드체인(냉장 물류)’에 과감히 도전해 성과를 내고 있다.
◆中 상위 20%의 커피
바리스타룰스는 매일유업이 2007년 출시한 냉장 컵커피다. 전 세계 생산량의 1%에 불과한 고산지 프리미엄 원두만을 맞춤 로스팅해 만들었다. 4477억원에 달하는 국내 컵커피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4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진출의 걸림돌은 콜드체인이었다. 중국은 ‘냉장 컵커피’가 전혀 없던 시장이었다. 네스카페, 기린 등 글로벌 브랜드도 상온 유통하는 캔커피와 페트병 커피를 팔고 있었다. 매일유업은 냉장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의점에 먼저 진출했다. 고소득 직장인을 겨냥했다. 마침 차 문화 중심의 중국에서 커피가 유행하기 시작한 때였다. 바리스타룰스는 14억 명 인구 중 상위 20%의 ‘중산층 이상 화이트칼라’를 겨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들어 ‘품질’을 광고했다. 커피 분말과 분유로 생산한 커피가 95% 이상이던 중국에서 바리스타룰스는 ‘커피 추출액과 원유를 사용한 커피’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 샘플링도 대기업 직장인을 중심으로 펼쳤다.
2013년 말 9600개였던 월 출고량은 지난 6월 107만 개로 늘었다. 현재 중국 전역 2만4000개 편의점에 입점했고, 올해 3만 개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편의점에는 입점률이 60%를 넘는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1조3329억원이던 중국의 RTD(ready to drink·즉석음료) 커피 시장은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2년 2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성형 매일유업 부사장은 “중국에 고급 커피 트렌드가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올해가 원년이 될 것”이라며 “대도시 편의점 둘 중 한 곳에서는 바리스타룰스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뚱바 인증샷’… 팬덤으로 현지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2014년부터 중국 가공유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에 없던 ‘바나나맛우유’ 카테고리를 만든 제품이기도 하다. 중국 내 바나나맛우유 매출은 2010년 7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대로 7년 만에 약 30배 늘었다. 2008년 진출 당시 백화점을 중심으로 소량 수출했다. 짧은 유통기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때 사각의 멸균팩 포장으로 바꾸면서 편의점에도 진출했다. 사무실을 찾아가 현장 마케팅을 펼치는 ‘오피스 어택’ 등을 가동했다. 연매출 100억원대에 진입하자 중국 우유회사들이 유사 제품을 쏟아냈다. 100여 개 바나나맛 가공유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서 위기도 겪었다.
빙그레는 2014년 포장 용기를 둥근 단지 모양으로 바꿔 다시 수출했다. 올리브영 등과 협업한 바나나맛우유 로션 등의 브랜드 마케팅을 병행하자 연매출이 200억원대로 올라섰다. 올 들어 현지 일반인 모델을 발탁해 광고하는 등 중국에서 3대(代)가 먹는 장수제품 이미지로 변신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원조 뚱바(뚱뚱한 바나나맛우유)를 알릴 수 있는 용기로 바꾼 뒤 강력한 팬덤이 형성됐다”며 “현지화 전략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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