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야기’가 북상하고 있다. 다음 주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갈 경우 비바람으로 인해 폭염이 한풀 꺾일 전망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발생한 야기는 오전 3시 현재 오키나와 남동쪽 약 70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3㎞의 속도로 북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는 12일 오전 3시께 오키나와 북북서쪽 약 230km 부근 해상을 지나 13일 오전 3시께 서귀포 서남서쪽 약 320km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에는 백령도를 거쳐 15일에는 신의주 동쪽 약 60km 부근 육상까지 이동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 야기의 진로에 따른 다음 주 기상 변화의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야기가 계속 북상해 서해안을 지나 한반도 중·북부 지방을 통과하는 경우다. 야기가 한반도를 관통하면 폭염은 한풀 꺾이는 정도를 넘어 해소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태풍이 초래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태풍 야기가 북상하되 한반도보다는 중국 동쪽 해안에 가깝게 진로를 잡는 것을 가정한다. 중국 산둥 반도를 통과하거나 북한 북부 지역을 지나는 진로다.
이 경우 태풍 진로의 동쪽에 놓인 한반도는 비바람으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다만, 태풍의 크기가 작을 경우 태풍에서 나오는 수증기의 유입이 적어 비가 내리지 않을 수 있다. 야기가 폭염을 누그러뜨리는 데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태풍 야기의 진로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중국 동쪽 해안에 상륙해 내륙으로 들어가는 경우다.
야기가 중국 내륙 쪽으로 진로를 잡으면 한반도에 수증기를 공급하지 못해 비가 내리지 않을 뿐 아니라 난기만 끌어올려 폭염이 화요일인 14일 이후에도 계속 기승을 부릴 수 있다.
기상청은 이들 세 가지 시나리오의 비중을 같게 보고 있다. 기상청이 제시한 시나리오는 야기가 소멸하지 않고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14호 태풍의 예상 이동 경로는 서쪽으로는 대만 북쪽으로 진행해 중국 내륙으로 진입하는 것이고 동쪽으로는 일본 열도 서쪽을 통과하는 것으로, 매우 스펙트럼이 넓다"며 "해상에서 열대 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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