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증가세 제동 걸린 한국기업
3분기 실적 어떻게 될까
중국 기업들 저가공세
디스플레이 부진 지속
화학·정유도 고전할 듯
[ 노유정 기자 ] 2분기 실적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3분기로 옮겨가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202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총합은 54조35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7조3963억원)보다 14.70% 많다. 이대로라면 1, 2분기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회복된다.
하지만 47.20%에 달했던 작년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에 비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 등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관련 장비기업의 실적이 좋고, 디스플레이와 화학기업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장비·기기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31.59%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황을 맞은 삼성전기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9.70% 증가한 2679억원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앞세운 삼성SDI는 189.40% 급증한 17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MLCC와 전기차 배터리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공급 부족이 심해져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6.4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8.00% 증가한 6조2797억원이다.
에스엠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포함된 미디어(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 46.27%)와 화장품(34.43%) 업종은 중국 사드 보복에 따른 작년 3분기 실적 악화의 기저효과를 볼 업종으로 꼽힌다. 건설업종(25.91%)도 해외 수주 성과에 힘입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디스플레이 및 부품 업종은 상반기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BOE 등 중국 기업들의 저가 LCD(액정표시장치) 공세로 2분기 연속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도 8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3.83%)과 정유(-19.26%)도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3분기에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워낙 많아 기업들의 악전고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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