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지식사회부 기자 lsb@hankyung.com
[ 이수빈 기자 ]
지난 7일자 본지 A25면에 실린 ‘여행객은 ‘봉’?… 인천공항 음식 최대 55% 비싸다’란 제목의 기사는 인천국제공항 식당가 가격을 전수조사한 결과물이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기사가 나온 7일 저녁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공사 측은 “공항 내 프랜차이즈 식당은 시내 동일 매장, 동일 가격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기사가) 같은 메뉴끼리 가격을 비교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차가 있는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공사 측은 일단 기사 제목의 직접적인 근거가 된 칼국수 등 서민 음식 7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회피했다. 다만 “김치찌개 짜장면 김밥 등을 ‘필수메뉴’로 지정해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관리 중”이라며 얼렁뚱땅 넘어갔다.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음식이 시내보다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같은 메뉴끼리 비교하지 않았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몰아세웠다. 물론 버거킹은 고가 단품으로 묶은 별도의 세트 메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올려 받고 있다. 그러나 M버거나 Y중식당 등 기사에 인용된 외식 브랜드들은 모두 같은 제품을 인천공항 지점에서만 다른 가격에 팔고 있다.
공사 측은 임대료 및 매장 운영 기간과 관련해서도 “제1터미널은 7년(4+3년), 제2터미널은 6년이라는 기간을 적용하고 있다”며 “‘4년 주기로 재입찰한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여기서도 재입찰하는 과정에서 임대료가 두배로 뛴 사실은 쏙 뺐다.
인천공항 고액 임대료는 국회에서도 수차례 논란이 됐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다는 명동보다 임대료가 높다”(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비판까지 나왔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작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전격 선언했다. 공공기관 1호다. 지난해 정부에 배당한 금액이 4725억원에 달하는 등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한다.
반면 이용객 편익을 위한 재투자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14년 725만 명(환승률 16%)이었던 환승객 수는 2016년 715만명(12.4%)으로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허브 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공항이 ‘정부 코드 맞추기’에만 골몰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