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中에 치이는 한국 조선
초대형 컨船·LNG 운반선 등
미래 먹거리 '수주 절벽' 시달려
고임금 구조가 수주 발목
이 와중에 노조는 파업
韓·中간 기술격차 1.1년 불과
[ 김보형 기자 ] 원유와 가스 생산·시추 설비를 제작하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장은 오는 20일부터 가동을 중단한다. 일감이 없어서다. 2014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나스르 플랜트(원유 시추 설비)를 19일 인도하고 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현대중공업은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등에 밀려 나스르 플랜트 이후 45개월째 해양플랜트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지난 3월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주한 토르투 해양플랜트를 중국 코스코에 빼앗긴 게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토르투 플랜트는 우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유럽 엔지니어링업체가 제작비가 싼 중국 업체와 손잡고 계약을 따내 더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프로젝트 하나가 수조원에 달해 미래 먹거리로 꼽혔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극심한 ‘수주 절벽’에 시달리고 있다. 드릴십(해양 시추 설비) 등 7기를 건조 중인 대우조선은 2014년 카자흐스탄 TCO 프로젝트(원유 생산 설비)를 따낸 이후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6월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 설비) 프로젝트를 따낸 게 마지막이다.
한국 업체들의 수주가 끊긴 이유는 중국과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비해 높은 인건비 탓이다. 지난해 12월 한국 조선 빅3를 제치고 요한 카스트버그(원유 생산설비) 프로젝트를 따낸 싱가포르 샘코프마린의 입찰 가격은 한국 조선사보다 20% 가까이 낮았다. 싱가포르 조선사들은 인건비가 낮은 동남아시아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을 앞섰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인건비가 우리의 3분의 1 수준인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 경쟁 업체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원가를 낮춰야 한다”고 호소한 이유다.
고임금 구조가 수주 절벽을 불러왔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조선사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어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는 지적이다. 해양플랜트 공장이 멈춰서면 2000여 명의 유휴인력이 생기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1조9232억원)을 낸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파업을 했다. 2015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13조7000억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지원받은 대우조선 노조도 지난달 파업안을 압도적인 찬성률(93.4%)로 가결하는 등 파업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초대형 컨테이너선(VLCC)과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분야에서도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8월 2만2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VLCC 9척을 모두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에서 조선산업을 10대 중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했다. 지난 1월에는 ‘선박공업 구조조정 심화와 전환 업그레이드 가속을 위한 액션플랜’을 통해 2020년까지 ‘해양플랜트 수주 점유율 35%,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점유율 40%’를 목표로 제시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올해 초 발표한 ‘2017년 산업기술수준 조사’에 따르면 조선해양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1.1년에 불과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데다 기술 격차까지 빠르게 좁혀지고 있어 머지않아 중국이 세계 선박 수주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초 “중국이 기술 면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세계 1위를 달리던 한국 조선사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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