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비서실장 562일 만에 석방…동부구치소 앞 아수라장

입력 2018-08-06 06:46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구속 562일만에 석방됐다.

김 전 실장은 6일 새벽 0시쯤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와 귀가했다.

동부구치소에는 김 전 실장의 석방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석방을 찬성하는 시민단체가 모여 집회를 열었고 이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이 동원됐다.

김 전 실장은 구치소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석방 반대 시위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일부 시민들은 욕설과 함께 김 전 실장이 타고 있는 차량을 가로막았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이 타고 있던 차량 앞유리가 파손됐다.




40여 분 동안 시위대에 가로막인 김 전 실장 차량은 경찰이 시위대를 떼어놓은 뒤에야 구치소 일대를 벗어났다.

김 전 실장은 문화ㆍ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되고 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은 지난해 1월 구속 이후 상고심에서 세 차례나 구속이 갱신되면서 최대 구속기간을 다 채움에 따라 내려졌다.

대법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상고심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이같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면서 구속 기한 안에 사건 심리를 끝낼 수 없다고 보고 직권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심 재판부는 "정치 권력에 따라 지원금을 차별해 헌법 등이 보장하는 문화 표현 및 활동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징역 4년으로 형을 가중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의 다른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구속상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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