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국 금융 우간다보다 뒤처진다는 건 가짜 뉴스"

입력 2018-08-05 18:26
수도에서조차 은행 찾기 힘들고
신용카드 거래는 애초 불가능
WEF 분석은 설문조사로 판단
"WEF 인용하는 것은 자기 폄하"

캄팔라=강경민 기자


[ 강경민 기자 ] 지난 3일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 중심가의 아카시아몰. 2014년 문을 연 이곳엔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외국계 은행과 현지 은행 지점이 입점해 있다. 한 은행 지점 안으로 들어가니 창구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사진)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현지인들은 “시내에서 은행을 찾기가 힘들다 보니 창구에서 30분 넘게 줄을 서는 것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아카시아몰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기자가 물품을 구입한 뒤 신용카드를 건네자 점원은 “온리 캐시(only cash)”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국 금융계엔 ‘우간다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 중 ‘금융시장 성숙도’에서 한국은 87위를 기록, 우간다(81위)에 비해 여섯 계단이나 뒤졌다. 이듬해 같은 조사에서도 한국은 80위로, 우간다(77위)에 뒤졌다. 지난해에서야 한국은 74위로, 우간다(89위)를 간신히 제쳤다. 2015년 최경환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처럼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은행이 전 세계에 어디 있냐고 금융그룹 회장들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만찬 건배사로 ‘우간다 이기자’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의 금융 성숙도는 과연 우간다 수준일까. 기자는 이달 초 캄팔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간다 정부 경제부처 관계자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들은 “한국보다 우리 금융 경쟁력이 앞선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입을 모았다. 우간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을 우리가 어떻게 앞설 수 있느냐”며 “100% 가짜 뉴스(fake news)로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만난 한국인 사업가들의 얘기도 같았다. 현지에서 가구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우간다에선 수도에서도 은행 점포를 찾기 힘들고 신용카드 거래도 안 되며 우버 외에는 모바일 결제도 안 된다“며 “우간다에 한번이라도 와 봤다면 그런 얘기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WEF 조사에서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우간다에 뒤지는 이유가 뭘까. WEF 조사가 자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이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다. 한국 기업인의 금융 기대 수준이 높은 데 비해 실제 금융 서비스가 이에 미치지 못해 나타나는 결과다.

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의 금융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엔 공감한다”면서도 “신뢰성이 떨어지는 조사를 근거로 우간다보다 금융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건 ‘자기 폄하’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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