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살려달라" 직원·시민단체 3000여명 탄원서 제출

입력 2018-08-02 17:44
"직원·가족·협력사 생계 달려"
직원들 노조 설립해 적극 대응
국토부, 이달 말 면허취소 여부 결정


[ 박상용 기자 ]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면허 취소에 반대하는 진에어 임직원과 시민단체의 호소가 쏟아졌다. 회사가 외국인을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것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하지만 법적 처리와 별개로 임직원과 소비자의 입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에어의 면허 취소 여부에 관한 회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진에어 직원, 협력사 관계자, 투자자를 비롯해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서울YMCA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진에어 직원모임 대표로 참석한 박상모 기장은 “그동안 진에어 직원과 가족들이 작성한 3000여 장의 탄원서를 가져왔다”며 “이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면허 취소에 따른 실직 등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본말이 전도되면 안 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에어 직원들은 항공법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현행 항공사업법 제9조는 외국인이 항공사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항공안전법 제10조는 대표자가 외국인이거나 외국인이 등기임원의 2분의 1 이상인 법인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는 등록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이는 외국인 임원이 전체 등기임원의 2분의 1 미만인 법인은 항공기를 등록할 수 있는 것으로도 해석돼 항공사업법 규정과 모순된다는 얘기다.

이날 참석자들은 170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면허 취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지 않도록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진에어를 상대로 1차 청문회를 열었다. 오는 6일에도 청문회를 열고 진에어 측 소명을 추가로 듣는다. 이후 1~2주 뒤 3차 청문회를 열고 면허자문회의를 거쳐 진에어 면허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진에어 직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토부에 응집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동조합도 설립했다. 박 기장은 “지난주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인가를 받았다”며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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