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저감용 ESS 수요 급증으로
2분기 영업이익 작년대비
각각 2697%, 49% 증가
"태양광 발전설비 확대에 따라
하반기도 ESS 보급 늘어날 것"
[ 김동현 기자 ]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종목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내고 있다. ESS의 기본 부품인 배터리 제조사를 비롯해 전력변환장치(PCS)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500원(0.22%) 오른 22만6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52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96.5%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업·전력용 ESS 수요가 늘면서 그동안 적자였던 중대형 전지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ESS용 PCS를 개발·생산하는 LS산전도 2분기 영업이익(653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49.3% 늘었다. 지난 5월 삼양그룹과 계열사 LS니꼬동제련으로부터 수주한 300억원 규모 ESS 프로젝트 등이 기여했다. PCS는 직류를 사용하는 ESS 배터리와 교류를 쓰는 일반 전력망 기기를 연결하는 장치다.
ESS 관련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쓰면서 피크시간대 전력 관리 필요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ESS를 도입한 기업은 전력요금이 싼 심야시간대에 ESS에 전력을 충전해 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정부는 피크저감용 ESS를 도입한 기업에 심야시간대 ESS 충전을 위해 사용한 전력량에 대해 전기료를 할인해 주는 등 유인책을 내놨다.
태양광발전 설비 보급 확대에 따라 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매출도 늘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1년까지 33.7GW 규모 태양광발전 설비가 신규 보급된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발전 비중이 커지면 일조량이 부족한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순부하(전기수요-태양광발전량)가 커진다”며 “ESS를 사용해 일조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다른 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S 수요가 늘면서 원가의 50~70%를 차지하는 배터리 제조업체가 ‘톱픽’(최선호주)으로 꼽힌다. 국내에선 삼성SDI를 비롯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ESS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LS산전 등 PCS 업체들도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배터리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 하락세가 빠른 데 비해 PCS는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일렉트릭 등은 ESS를 제어하는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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