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발전은 한국전력공사 자회사로,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2일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을 반입했다는 이유로 관세청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석탄 수입 당시는 물론 지금도 러시아산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작년 11월과 올해 6월 남동발전에 러시아산 무연탄 수입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다. 남동발전은 작년 10월 경북 포항의 무역업체 H사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러시아에서 총 9703t의 무연탄을 수입했다. 러시아 홀름스크항에서 무연탄 5119t을 선적한 ‘샤이닝리치’호가 작년 10월 12일 동해항에 도착했고 10월 27일에는 러시아 나홋카에서 4584t을 실은 ‘진롱’ 호가 동해항에 들어왔다.
관세청은 H사와 계약을 체결한 경위, 당초 계약상 나홋카에서 선적하기로 한 무연탄을 나홋카와 홀름스크항 두 곳에서 선적한 이유, H사를 통해 수입한 무연탄의 성분 분석 등에 대해 조사했다.
남동발전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H사와 러시아산 무연탄 4만t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는 입장이다. H사는 다른 입찰사보다 저렴한 t당 96달러를 제시했다. 남동발전 측은 “경쟁 입찰로 사들인 만큼 석탄 가격이 일시적으로 저렴했다고 해서 북한산으로 의심할 수는 없었다”며 “기존의 러시아산 무연탄과 성분 분석에서도 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탄화력 발전소는 대부분 유연탄을 사용한다. 국내 화력발전 연료의 98% 이상이 유연탄이다. 남동발전 영동화력과 동서발전 동해화력 발전소만 무연탄을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산 석탄이 이들 발전소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북한산 석탄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지금 단계에서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며 “관련 조사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조만간 사실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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