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실종 여성' 해안 변사체 발생 잦아 공포 가중…CCTV 적어 불안

입력 2018-08-01 10:25


제주 세화포구에서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의 행방에 대한 특별한 단서가 일주일 째 나오지 않으면서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지난 25일 오후 11시 38분부터 26일 0시 10분 사이에 실종된 최모(38·여·경기도 안산)씨를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찰이 당초 예상했던 대로 최씨가 술을 마시고 실족사했다면 이틀 정도 후에는 시신이 떠올라야 하는데 경찰이 동원돼 수색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경찰은 최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면 파도에 밀려 시신이 갯바위 등 연안으로 올 수 있어 구좌읍 세화리 연안은 물론, 이웃 마을인 평대리, 하도리 연안까지 수색하고 있다.

항공 수색을 위해 경찰과 해경 헬기와 드론까지 동원됐다.

바다에서는 해경 경비정 4척을 이용한 수색이 진행되는 등 입체수색이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의 수색에서는 최씨의 슬리퍼와 휴대전화, 신용카드를 발견했으나 행방과 관련된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최씨는 실종 전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이날 오후 11시 5분에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11시 13분에 언니와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11시 38분 최 씨가 언니에게 또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이 통화가 성사됐다면 최씨에게 어떤 심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알려졌을 것이며 실종의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아쉬움이 제기되고 있다.

강현욱 제주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물에 빠져 숨지면 장기에 부패 세균이 작용해 가스가 차올라 부양력이 생긴다. 여름이면 하루나 이틀이면 떠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최씨가 편의점에서 산 물품은 다음날 환경미화원이 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미화원은 실종 다음날 아침 주변 청소 당시 현장에 종이컵 9개가 있었고 소주병은 거의 비어 있었다면서 쓰레기인줄 알고 버렸다고 진술했다.

미화원의 이같은 진술은 최 씨의 혼술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싣게 했다.

남편 A씨는 아내를 찾다가 15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3시 21분께 최씨의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제주도에서 여성 변사체 발견이 자주 발생한다며 제주도에 체류중인 예맨 난민에 의한 범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2015년 12월 3일 제주시 조천읍 모 골프장 연못에서 50대로 추정되는 여성 변사체가 발견됐다. 지난해 7월 20일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대포포구 인근 갯바위에서 45세 여성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이어 12월 11일에도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40대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올해 1월 8일에도 제주도에서 실종된 20대 여성이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관광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지난 1월 28일에는 제주시 한경면 신창포구 인근 해상에서 여성 변사체를 발견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시신은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이처럼 특히 여성의 변사체 발견이 잇따르자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물론 현지 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도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20대 여성이 관리인에게 살해당한 뒤 파악한 게스트하우스 실태에 따르면 제주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농어촌민박’으로 신고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 등의 시설이 설치된 곳도 많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후 ‘게스트하우스 안전 종합대책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고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지방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게스트하우스 안전 대책을 논의하면서 게스트하우스 안전 대책의 하나로 농어촌민박 운영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CCTV 설치 의향이 있는 업체에는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안가나 해안도로의 CCTV 상황은 육지 도심과는 현저히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 제주 실종 30대 여성과 같이 방파제 등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근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가 아니면 단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최씨가 바다에 실수로 빠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과 범죄 피해를 봤을 가능성 등 모든 점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당초 최씨 실종을 경찰이 단순 실족사로 단정짓고 수사방향을 정한 사이 수색의 골든타임이 지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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