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홈쇼핑' 된 TV 홈쇼핑

입력 2018-07-31 18:16
GS홈 2분기 모바일 취급액
처음으로 TV 부문 앞서
CJ·현대홈도 비중 30% 육박


[ 안재광 기자 ] GS홈쇼핑은 2009년부터 브랜드명을 GS샵으로 바꿔 쓰기 시작했다. 홈쇼핑 하면 50~60대 주부가 보는 TV란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이었다.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쓰는 모바일 쇼핑까지 아우르는 새 이름이 필요했다. 모바일 쇼핑이 막 크기 시작할 때였다. 법인명은 그대로 둔 채 홍보나 광고할 땐 꼭 GS샵으로 표기했다. 언젠가 TV를 벗어나 모바일, 디지털 기업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그 시점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올해 2분기 GS홈쇼핑 취급액(반품을 제외한 주문액) 중 모바일이 처음 TV를 앞섰다. 2분기 모바일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3% 급증한 5037억원에 달했다. 전체 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2%로 뛰었다. 이에 비해 TV를 통한 취급액은 4548억원, 비중은 40.8%에 그쳤다. 작년 2분기만 해도 모바일 비중은 38.3%로, TV 비중(48.7%)을 크게 밑돌았다.

모바일 부문의 선전 덕분에 주가도 뛰었다. 31일 증시에서 GS홈쇼핑은 5.91%(1만1100원) 오른 19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이 GS홈쇼핑의 전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GS홈쇼핑의 모바일 비중이 특히 높긴 하지만, 다른 주요 홈쇼핑업체도 비슷하다. CJ ENM 오쇼핑 부문과 현대홈쇼핑의 모바일 비중은 작년 각각 25% 안팎까지 올라갔다. CJ ENM 오쇼핑은 올 1분기 28%까지 상승했다. ‘TV 홈쇼핑’이 ‘모바일 홈쇼핑’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비중 증가는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모바일 쇼핑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홈쇼핑업체들이 이를 더 유도한 측면도 있다. 방송을 보다가 모바일로 주문하면 할인 쿠폰을 주고 적립금도 더 많이 쌓아줬다. TV 시청이 줄고 홈쇼핑 채널 영향력이 쪼그라들자 모바일을 돌파구로 삼았다. TV에서 번 돈을 모바일에 대대적으로 투입했다. 각 사 모두 ‘디지털 전환’이 화두였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작년 말 모바일 생방송 ‘쇼크 라이브’를 개국했다. TV 방송과 달리 쇼호스트와 채팅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스튜디오뿐 아니라 백화점 매장 등 현장에서 방송을 찍기도 한다. 현대홈쇼핑은 인플루언서 전문 엔터테인먼트기업 스타일D에 속한 인플루언서가 홈쇼핑 상품을 써 본 뒤 체험담을 들려주는 ‘리뷰 콘텐츠’를 지난 5월 제작했다. 롯데홈쇼핑도 30~40대 워킹맘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 생방송을 작년 말부터 내보내고 있다.

TV 홈쇼핑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업태 간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 e커머스(전자상거래)기업 티몬은 작년 9월부터 실시간 방송 ‘티비온 라이브’를 하고 있다. G마켓 11번가 등은 자사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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