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화동 기자 ]
16세기 남미를 침략한 스페인 사람들이 ‘엘도라도의 전설’을 믿은 것은 무이스카족 이야기 때문이었다. 무이스카 족장이 온몸에 황금가루를 바른 채 뗏목을 타고 과타비타 호수에서 황금과 에메랄드를 물에 던지며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전설로만 전해지던 ‘엘도라도’의 실체는 1969년 과타비타 호수 인근의 한 동굴에서 ‘무이스카 황금 뗏목’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뗏목 중앙의 황금빛 족장과 그를 둘러싼 사제들, 깃발을 든 사람들 모두 황금빛으로 찬란했다. 이 뗏목은 콜롬비아 보고타의 황금박물관에 다른 황금 유물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이 자랑하는 황금 유물 등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가 30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12년 마야 특별전 이후 6년 만에 여는 중남미 문명 특별전으로, 황금박물관과 공동 주최한다. 엘도라도는 ‘황금의 땅’으로 알려졌지만 원래 뜻은 무이스카 뗏목이 보여주듯 ‘황금빛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 무이스카 뗏목은 오지 못했다.
전시는 부활한 엘도라도, 자연과의 동화, 샤먼으로의 변신, 신과의 만남 4부로 구성됐다.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한 콜롬비아 원주민의 삶을 황금으로 된 새, 재규어, 도마뱀 등 동물 장식과 생활용품을 통해 보여준다. 또 다채로운 황금 장신구와 문신 도구, 신에게 바친 황금 인형(사진)과 장례용품 등을 통해 악령들을 물리치고 날씨를 관장한 샤먼의 특징과 역할도 살펴볼 수 있다. 공예품과 장신구들의 조형미가 뛰어난 데다 정교함과 섬세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전시는 10월28일까지.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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