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품 갉아먹는 쥐를 막아라"… 자동차에 '매운 맛' 들어온 사연

입력 2018-07-30 16:12
오토 오피니언

오토타임즈의 확대경



2016년 미국에서 흥미로운 소송이 하나 제기됐다. 친환경차 부품을 쥐가 갉아 먹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쥐가 자동차 안에 둥지를 틀고 부품을 식량창고처럼 여겨 피해가 발생했으니 제조사가 책임을 지라는 소송이었다.

쥐가 자동차 부품을 먹었다니 뚱딴지같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이런 일은 최근 친환경차 등장과 함께 종종 일어난다. 자동차 폐기 과정에서 중량의 95% 이상을 회수, 다시 쓰도록 만든 폐차 규정을 충족하려면 친환경 천연 소재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어서다. 화학 소재는 사용 후 폐기되지만 천연 재질 부품은 재사용되거나 재활용이 쉽기 때문이다.

폐차 회수율을 강제 규정한 것은 그만큼 자동차 폐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지구 전체 도로에 새롭게 등장하는 자동차는 1억 대에 가깝다. 물론 그사이 폐차도 일어나지만 새 차가 늘어나는 속도만큼은 아니다. 일례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 평균 새로 등록되는 자동차는 5000대인 반면 사라지는 차는 2400대 정도다. 자동차 등록이 늘어날수록 폐기해야 할 차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재사용 및 재활용이 없다면 이미 주변은 자동차 쓰레기로 넘쳐날 수밖에 없다. 친환경 소재로 부품을 만든 것 또한 오염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자동차 안의 여러 친환경 소재 가운데 쥐가 갉아 먹은 것은 전선의 피복이다. 식물성 원료인 콩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 엔진 커버도 이들의 먹이가 됐다. 그 탓에 합선이 일어나거나 등화류 작동에 오류가 발생하고, 심지어 시동이 걸리지 않기도 한다. 게다가 쥐들에게 연식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구입한 지 6개월 된 새 차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쥐에게 자동차는 그저 먹잇감이 풍부하고 365일 따뜻한 온기를 제공하는 좋은 은신처였던 셈이다.

주목할 점은 피해의 책임 소재다. 소비자들은 쥐가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제조사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제조사는 친환경 소재는 정부가 권장하는 사안이고, 설치류의 먹이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만큼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미국 법원은 제조사 손을 들어줬지만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식물성 소재에 ‘매운맛’을 넣는 아이디어다. 한때 미국에서 매운맛 전선이 인기를 얻은 것도 설치류 공격을 막자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물론 매운맛이 등장한 배경은 매우 과학적이다. 포유류가 느끼는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이기 때문이다. 흔히 매운맛을 일컫는 캡사이신 성분은 식물이 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품고 있으며, 포유류의 대부분은 매운맛을 통증으로 인식한다. 쥐 또한 포유류여서 매운맛을 통증으로 인식하니 더 이상 친환경 부품을 먹지 않게 되는 원리다.

그간 자동차는 시각과 촉각, 청각, 후각이 중요한 항목으로 여겨져 왔다. 사람이 느끼는 오감 중에 맛은 예외였다. 그러나 이제 미각도 감안해야 되는 시대다. 비록 인간은 먹을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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