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규제 혁신 성공사례, 243개 지자체가 공유해야

입력 2018-07-27 18:31
인구 21만 명의 경기 양주시는 서울과 가깝지만 이렇다 할 만한 ‘수도권 기득권’을 누리지 못했다. 서울의 북쪽인 데다 ‘군사보호구역’이 많은 게 개발을 막은 큰 요인이었다. 양주시는 전담팀을 두고 국방부와 14차례 협의 끝에 군사보호구역 해제를 이끌어냈다.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도 유치했다.

테크노밸리 유치로 양주의 분양 아파트 중에는 웃돈이 수천만원 붙은 곳도 나왔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규제틀 깨기로 지역경제가 살고 주민들 재산가치도 오른 것이다. 양주시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지방규제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한 대구시의 ‘전기화물차 승인 기준 세분화’는 기업 애로를 덜어 준 경우다. 지방자치단체가 현장 민원을 묵살하지 않고 중앙 정부에 개선을 건의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사항인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바꾼 것이다. 이 일로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대구시 계산이다.

이런 행정이야말로 지자체 스스로가 규제혁파에 나서 성과를 낸 좋은 본보기다. 거미줄 같은 지방규제가 생활 주변에 중첩돼 있지만, 이번에 상을 받은 12개 우수 사례는 지방규제가 얼마든지 혁파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요컨대 지자체 의지에 달렸고, 지역을 살리겠다는 절실함의 문제다.

행정규제라는 것이 명분 없는 게 없다. 이해집단이 뒤에 도사린 것이 태반이고, 기득권 보호에 법과 행정이 동원된 경우도 허다하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규제혁신이 더디 진행되는 게) 답답하다”며 총리·장관들 다 모이는 ‘규제혁신회의’를 3시간 전에 취소한 일까지 벌어졌겠는가. 지난달 27일 취소된 그 회의는 대통령 주재의 ‘규제개혁점검회의’로 다음달부터 정례화된다지만 솔직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대통령의 절절한 의지조차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게 규제에 관한 한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된 ‘한국적 전통’ 아닌가.

행안부는 우수사례를 243개 지자체와 확실히 공유하기 바란다. 중앙부처에도 빠짐없이 회람시킬 만하다. 더 중요한 것은 민선 7기를 맞은 각 지자체가 스스로 규제혁파에 매진하며 ‘투자하기 좋은 지역’ 경쟁을 벌이는 일이다. 그렇게 해야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