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다 되는 것 아닌데…" 확대 해석 '경계'
표준공시지가 결정권 이양 요청
[ 최진석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여의도는 미국 맨해튼처럼 돼야 한다”며 여의도 통합 개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박 시장은 다만 “종합적 가이드라인과 마스터플랜 아래 여의도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가 어느 날 한꺼번에 다 개발되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며 여의도 개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팟캐스트인 ‘서당캐’에 출연해 “여의도에 있는 아파트가 대체로 대형이라 주로 어르신이 많이 살기 때문에 도시의 활력이 확 떨어져 있다”며 “아파트 단지마다 따로 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를 맨해튼처럼 만들기 위해선 종합적 가이드라인과 마스터플랜 아래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단 간담회에서 “여의도 전체를 신도시에 버금가는 곳으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후 여의도 일대 부동산값이 들썩이자 “전체 플랜을 잘 짜자는 뜻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대규모 개발 계획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앙정부와 긴밀히 논의한 뒤 진행돼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박 시장은 또 표준지 공시지가 결정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이양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와 국토부에 따르면 시는 지난주 박 시장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가 전국 토지 중 대표성 있는 필지를 선정해 매년 공시하는 표준지의 단위면적당 적정가격을 말한다. 각 지자체는 이를 기준으로 각종 조세의 근간이 되는 개별 공시지가를 산정한다. 표준지 공시지가 결정권은 법률상(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국토부 장관의 고유권한으로 명시돼 있다.
시는 표준지 공시지가 결정·공시 권한이 시·도지사에게 이양될 수 있도록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줄 것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해 각 지역을 잘 아는 시·도지사에게 결정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평소 국토부에 다양한 건의를 한다”며 “표준지 공시지가와 관련한 건의 내용도 이런 업무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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