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v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vs '사생결단 로맨스', 첫방 성적표

입력 2018-07-24 08:56
수정 2018-07-24 09:30

7월 안방극장 무더위를 식힐 드라마 세 편이 동시에 공개됐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 JTBC '라이프', MBC '사생결단 로맨스'의 이야기다. 시청자에 첫 선을 보인 드라마들 중 1위는 '서른이지만'(닐슨코리아 수도권 8.0%)이 차지했다.

'라이프'와 '사생결단 로맨스'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한 쪽은 사회파, 한 쪽은 로맨틱코미디로 노선이 달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은 '라이프'가 수도권 시청률 5.3%로 '사생결단'(4.6)을 살짝 앞섰다. '라이프'가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되며 프라임타임인 10시를 지나 11시에 방송된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 '서른이지만', 청량+명량 로코의 등장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청량하고 명랑한 그야말로 ‘갓띵로코’의 탄생이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은 우서리(신혜선 분)와 공우진(양세종 분)의 비극적인 과거 인연부터 시작해 13년만의 강렬한 재회를 쾌속 전개에 담아내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첫 방송부터 동시간 드라마 중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서른이지만’(2회 기준)의 전국 시청률은 7.1%, 수도권 시청률은 8.0%, 최고 시청률 9.2%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의 마지막 방송 시청률인 7.0%(닐슨 전국)를 넘어서는 기록이기도 하다. ‘서른이지만’이 방송 직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2위를 오가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자아내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와 함께 시청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른이지만’ 첫 회는 바이올린 천재이지만 바이올린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에서 ‘헐랭이’인 열일곱 소녀 서리(박시은 분)와 그를 남몰래 짝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열일곱 소년 우진(윤찬영 분)의 안타까운 인연을 조명하며 시작됐다. 비극은 아주 사소한 오해로부터 시작됐다. 서리가 친구 수미(이서연 분)의 체육복을 잘못 입고 귀가하는 바람에 우진이 서리의 이름을 노수미로 잘못 알게 된 것.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같은 버스를 타게 됐고 서리는 우진에게 길을 물었다. 우진은 갑작스럽게 서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 상황에 떨면서도 “바로 가는 건 없고 청안역이나 그 다음 청안 사거리에서 내리시면 된다”고 침착하게 조언했다. 그도 잠시 우진은 서리에게 말 붙일 시간을 벌기 위해 “이번 말고 다음에서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요”라며 다급하게 붙들었다.

그러나 정작 우진은 그 순간 버스에 올라탄 수미가 서리와 인사를 나누자 당황해 버스에서 내려버렸고, 그 와중에 서리의 바이올린 케이스에 달려있던 키링이 우진의 화구통에 걸려 떨어지고 말았다. 뒤늦게 자신의 화구통에 키링이 딸려온 사실을 깨달은 우진은 그 길로 서리가 탄 버스를 쫓아 달렸다.

우진의 눈 앞에서 버스는 12중 추돌이라는 끔찍한 사고에 휘말려버렸고, 그 사고로 ‘노수미(17세)’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진은 그가 내리지 못하도록 붙든 자신을 자책하며 오열했다. 한편 병원으로 후송된 서리는 뇌에 충격을 입어 코마에 빠지고 말았다.

13년이 흘러 서리와 우진은 나이는 서른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열일곱에 머물러있는 어른이 됐다. 서리는 13년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해있었고, 우진은 세상과 자신을 차단한 채 일년의 반을 보헤미안처럼 사는 무대디자이너가 됐다.

꼼짝없이 잠만 자던 서리는 13년 만에 기적처럼 깨어났지만 서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눈떠보니 서른’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이었다. 더욱이 서리가 잠들어있던 사이 그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외삼촌부부 역시 연락두절이 된 상태였지만 병원 사람들은 서리가 받을 충격을 감안해 이를 쉬쉬했고, 서리는 얼굴도 목소리도 낯설기만 한 ‘서른의 자신’을 힘겹게 받아들여가며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반려견 덕구와 함께 해외에서 보헤미안 라이프를 즐기던 우진은 누나(이아현 분)의 연락을 받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누나 부부가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떠나있는 동안, 고3인 조카 유찬(안효섭 분)과 한집살이를 하게 된 것. 이에 타인과 얽히기 싫어하는 우진은 조카 찬이와 함께, 미스터리한 가사도우미 제니퍼(예지원 분)라는 객식구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와 동시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재활을 마친 서리는 외삼촌 부부가 여전히 자신을 보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었다. 이에 서리는 예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하고 병원 탈출을 감행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전 집에 도착한 서리는 여전한 집의 외관에 안심했다. 그러나 초인종을 누르자 자신을 반긴 것은 외삼촌 부부가 아닌 우진네 가사도우미인 제니퍼. 우진으로부터 조카가 올 것이라는 언질을 받은 제니퍼는 서리를 우진의 조카로 오인해 그를 집으로 들였다. 서리는 집에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인 팽이 있는 것을 보고 안도, 긴장이 풀려 쓰러지듯 잠이 들어버렸다.

사실 그곳은 우진네 부모가 매입한 집이었으며 팽 역시 전 주인이 버리고 간 것을 우진이 맡아서 덕구라는 이름으로 기르고 있었던 상황. 귀가한 뒤 제니퍼로부터 ‘조카가 방에서 자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우진은 방으로 올라가 침대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조카(?)에게 볼 뽀뽀를 하며 깨웠다. 그 순간 진짜 조카인 유찬이 귀가했고 그제서야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서리와 우진은 동시에 경악, 일순간 집안이 패닉에 휩싸이며 극이 종료돼 향후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높였다.

‘서른이지만’은 주인공 서리와 우진의 안타까운 과거사를 시작으로 그로 인해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살게 된 두 사람의 서사를 애잔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슬프고 먹먹한 배경 위에 명랑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들을 가미해 극에 입체감 불어넣었다. 무엇보다 마치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활어 같은 캐릭터들은 매력적이었다. 오늘(24일) 3,4회가 방송된다.

◆ 공기부터 다른 드라마 '라이프', 웰메이드 의드 탄생예감


'라이프’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차원이 다른 웰메이드 의학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23일 첫 방송된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 제작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1회 시청률이 전국 기준 4.3%, 수도권 기준 5.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흥행 돌풍을 예고하며 기대작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이는 JTBC 드라마 역사상 가장 높은 1회 시청률이다.

병원장 이보훈(천호진 분)의 충격적인 죽음으로 포문을 연 ‘라이프’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 닥친 상국대학병원의 모습을 촘촘하게 엮어내며 눈을 뗄 수 없는 첫 회를 완성했다.

이보훈이 부원장 김태상(문성근 분)의 집에서 추락사하면서 상국대병원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예진우(이동욱 분)는 동생 예선우(이규형 분)에게 이보훈이 병원지원금을 개인 통장으로 받았다는 사실을 듣고 이보훈과 언쟁을 벌였다. 같은 날, 이보훈은 김태상 집 옥상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실려 오는 도중 숨지고 말았다. 사인에 의심을 거두지 못한 예진우는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는 등 직접 누구보다 존경하고 신뢰했던 이보훈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좇기 시작했다.


이보훈 병원장의 죽음과 함께 찾아온 신임 총괄사장 구승효(조승우 분)의 부임은 범상치 않은 갈등의 서막을 알렸다. 자본주의 논리로 병원을 운영하려는 시도를 앞장서서 막아왔던 이보훈의 죽음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지방 의료 연계 의사 파견 사업이 시작됐다. 파견대상학과로 지목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뿐만 아니라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은 낙산의료원으로 내려가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지시에 반발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의가 소집됐다. “학교 재단이 대기업에 팔려서 그렇다”, “보건복지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보험수가 때문이다” 등 의견이 분분한 의사들 앞에 구승효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여유로운 얼굴의 구승효는 “수술 얘기하자고 다 모이신 거 아닌가요? 대한민국 아픈 곳 살리는 수술 말입니다”라며 선전포고했다.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를 떠나서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노라 선서하신 우리 의사 선생님들께서 이제 우리 땅 소외된 곳을 몸소 가서 돕고 싶다 해서 모였다고 난 알고 있는데요”라는 구승효의 도발은 심상치 않은 갈등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드디어 베일을 벗은 ‘라이프’는 완벽한 완성도로 기대가 옳았음을 입증했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병원을 가장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조명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이 처한 미시적인 현실을 다루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을 향해가는 치밀한 필력은 ‘역시 이수연’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병원의 둘러싼 인간 군상의 각기 다른 신념의 충돌을 밀도 있게 펼쳐낸 홍종찬 감독의 섬세한 연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보훈의 충격적인 죽음에 얽힌 진실 역시 긴장감을 팽팽히 당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원금을 개인 통장으로 받은 이보훈부터 만난 적도 없는 보건복지부 핑계를 대며 파견을 지시한 김태상까지 비밀스러운 속내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지 시청자의 추리력을 자극했다. 예진우를 따라다니는 또 다른 예선우의 모습 역시 미스터리함을 고조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의 힘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스치는 눈빛, 사소한 대사 한마디가 공기부터 다른 흡인력을 자아냈다. 예진우의 요동치는 감정을 묵직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낸 이동욱의 연기는 놀라운 깊이로 극을 이끌었다. 강렬한 엔딩을 선사한 조승우는 눈빛 하나, 동작 하나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압도적 연기로 시청자를 전율케 했다.

대세다운 아우라의 원진아와 두 얼굴을 자유자재로 드러낸 이규형, 사명감 있는 의사 그 자체로 돌아온 유재명, 예리한 카리스마의 문소리, 갈등의 무게감을 더한 천호진, 존재만으로 긴장을 빚어내는 문성근까지 가장 완벽한 배우군단의 탁월한 연기는 완성도에 방점을 찍었다.

2회는 오늘(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 지현우X이시영, 똘기충만 케미가 이끈 웃음 '사생결단 로맨스'


'사생결단 로맨스'는 호르몬에 미친 호르몬 집착녀 내분비내과 의사 주인아가 호르몬에 다친 미스터리 승부욕의 화신 신경외과 의사 한승주를 연구대상으로 찜 하면서 벌어지는 호르몬 집중 탐구 로맨스 드라마다. 이날 첫 방송은 4.6%(닐슨 수도권)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승주의 강렬한 등장이 시선을 강탈했다. 교통사고 시비에 휘말린 그는 상대 차주가 골프채로 자신을 위협하자, 그 골프채를 빼앗아 차 앞 유리를 부수면서 한 번에 시비를 제압하는 등 '쌩 돌+아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변해도 너무 변한 승주의 모습을 전해 들은 인아는 눈을 번뜩이며 "호르몬! 호르몬 때문이라고"라며 큰 호기심을 보였다. 인아는 모든 상황을 호르몬으로 결론 짓는 이른바 호르몬 신봉자였다. 그런 인아를 본 동료 의사 이진경(배슬기 분)은 "또라이들끼리 붙으면 아주 볼만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호르몬으로 엮일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했다.

이어 승주는 다른 신경외과 의사들이 선뜻 도전하기 망설여 하는 고난도의 수술에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승부욕과 위기 상황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해 수술을 빈틈없이 성공시키는 실력을 뽐냈다.

반면 인아는 환자의 하소연에 깊은 공감을 하면서 급기야 함께 눈물을 흘리는 등 남다른 공감 능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인아는 승주의 주위에 맴돌며 그를 관찰하면서 버럭 화내고 매몰차게 무시하는 승주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거는 등 순수하고 해맑은 ‘호르몬 집착녀’의 면모로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승주가 성격이 바뀌게 된 사건이 밝혀졌다. 과거 승주는 친구 최한성(김흥수 분)이 돈이 없어 자신을 버린 연인에 흥분해서 음주 운전을 감행하자 그를 뒤쫓았다. 그러다 한성은 차에 치였고 그 모습에 패닉에 빠진 승주는 달려오는 다른 차량에 치여 사고를 당하게 된 것. 이 가운데 한성의 집을 찾은 승주가 집에서 인아의 사진을 발견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승주는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인아를 향해 거침없이 "쓰레기"라고 하는 등 강한 적대감을 보이기 시작했고 인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승주의 행동을 더욱 밀착 관찰했다. 그 결과 인아는 그의 이상 행동들이 모두 테스토스테론이 과잉 분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었고 이를 승주에게 말해 그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승주가 다린종합병원 원장 아들 차재환(김진엽 분)과 글로벌 센터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공개됐다. 승주는 센터장이 되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원장 차정태(전노민 분)에게 내비쳤고, 정태는 아들 재환을 승부욕을 자극하고자 "실력만 있으면 주지. 못 줄 거 뭐야"라고 대답하며 두 사람에게 태국 출장을 명했다.

두 사람과 동행할 이는 바로 다름 아닌 인아. 인아는 한집에서 같이 사는 주세라(윤주희 분)에게 출장을 알렸고 이에 세라는 피차 남남인 사이니 하루빨리 따로 살자며 짜증을 부렸다. 이에 인아는 "저건 다 호르몬의 농간이야"라며 세라의 궂은 말에 상처받은 자신을 위로했다. 그런 인아에게 다시 돌아온 세라는 "전에 나 좋다고 쫓아다니던 찌질이 하나가 없는 돈에 빚까지 내서 사준 거야"라며 명품백을 건넸고 인아는 가방을 받아 출장 짐에 챙겼다.

방송 말미에는 태국 출장을 위해 공항에서 만나는 승주와 재환, 그리고 인아의 모습이 그려졌다. 누구보다 해맑게 등장하는 인아와 예상치 못한 인아의 등장에 크게 분노하는 승주의 모습이 공개돼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호기심을 유발했다.

특히 지현우와 이시영의 극과 극의 호르몬이 불러일으키는 앙숙 케미와 물오른 코믹 연기는 안방극장에 큰 재미를 선사했다. 또한 이들이 어떤 로맨스를 그리게 될지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모든 걸 다 갖춘 완벽남의 매력을 발산하는 김진엽과 욕망의 화신 윤주희의 악녀 연기 또한 ‘사생결단 로맨스’의 재미를 더했다. 오늘 밤 10시 방송.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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