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극단적 선택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어떤 비리에 얼마나 연루됐는지 알 수 없지만, 애도를 표한다. ‘상대적으로 깨끗하지 않겠느냐’는 은근한 기대를 받은 이른바 ‘진보 정치인’이었기에 혼란스러움도 크다.
고인의 생전 행보에 대한 평가는 각자 다를 것이다. ‘한국을 변화시킬 정치인’이라는 호평과 ‘말재주일 뿐 대안은 못 된다’는 혹평이 공존했다. 무명에 가깝던 십수 년 전, TV토론에 나와 ‘50년 넘게 사용해 시꺼멓게 변한 삼겹살 불판을 갈아보자’고 일갈하던 장면을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교체하자던 ‘불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과는 별개로 그의 ‘진심’은 적잖은 공감을 얻었다. 누군가는 ‘허업’이라 했다지만, 정치가 뭐길래 이런 결과를 빚은 것인지 허망하다.
정치권발(發) ‘쇼킹 뉴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엊그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 유착설’이 제기돼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여당의 한 의원이 1년 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1·2순위로 꼽은 후보가 노회찬과 이재명이었다. 소위 ‘스타 정치인’들의 동시다발적 스캔들은 이른바 진보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뼈아픈 지적을 부르고 있다.
물론 보수 정치인이라고 나을 게 하나도 없다. 지난 정권의 실세들은 비리 혐의로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진보좌파 정치인들이 단골 멤버가 돼버렸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조폭 연루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구설에 올라 있다. ‘미투’ 때도 안희정, 민병두, 정봉주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보듬고 함께하는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인들의 안녕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권 전체의 맹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