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 선전용 매체들이 연일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하면서 남한 정부를 향해서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이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종전선언 문제,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미국이 최근 입장을 바꿔 종전선언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판문점 선언의 조항을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남조선 당국도 종전선언 문제를 결코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매체는 "종전선언 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중요한 합의사항의 하나"라면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외 선전용 매체 '메아리'도 이날 '남조선 당국은 종전선언 채택을 위해 할 바를 다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이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미국이 조미(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배치되게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오며 종전선언채택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남조선 당국 역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종전선언을 거부한다고 하여 남조선당국이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든가, 노력하는 듯한 생색이나 낸다면 조선반도의 평화는 언제 가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며 역사적인 판문점 수뇌 상봉의 의의도 빛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대외용 매체를 통해 종전선언 채택을 연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남측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직후인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정세 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하여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이러저러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며 미국의 북미고위급회담 태도에 유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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