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메카드'는 터닝메카드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입력 2018-07-22 11:52
수정 2018-07-22 11:52


(이우상 중소기업부 기자) 2016년은 ‘터닝메카드’의 해였습니다.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만 되면 품절 대란이 일어나 돈 주고도 못 사는 ‘웃픈’일이 벌어졌죠. 참, 터닝메카드란 변신 장난감입니다. 장난감 자동차가 카드(메카드) 위를 지나면 자동으로 로봇으로 변신합니다. 기획과 생산은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맡고 손오공이 유통을 하고 있죠.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인기가 시들해졌습니다. 남아 완구 판매 순위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죠. 팽이완구 ‘베이블레이드’ 등 경쟁사 제품에 밀리는 모양새였습니다. “터닝메카드의 약발이 다 됐다”라는 말도 돌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초이락은 터닝메카드의 뒤를 이을 신작을 18일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했습니다. 호랑이 토끼 양 등 12간지 동물들 본뜬 ‘요괴메카드’입니다. 새로운 헬로카봇 시리즈도 선보였습니다. 평소에는 작은 알 모양이었다가 10㎝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아기공룡 로봇으로 변신하는 ‘헬로카봇 쿵’입니다.

◆12간지의 귀환 ‘요괴메카드’

요괴메카드는 오는 9월부터 애니메이션이 공중파를 통해 방영될 예정입니다. 주인공은 요괴를 다루는 ‘테이머’가 되기 위해 ‘요괴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그와트’ 같은 곳이죠.

12간지 동물을 재해석한 요괴들은 저마다 사연을 갖고 지구에 왔습니다. 가령 토끼 요괴 ‘미스터 문’은 초승달에서 떡방아를 찧다 초승달 끄트머리를 부서뜨리는 바람에 지구로 왔다네요. 뱀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나라콘다는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다고 합니다. 부푼 꿈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뱀을 보고 놀란 (인간)조종사에 의해 밖으로 내던져진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로봇과 자동차 등을 다뤘던 전작과 달리 요괴메카드는 동물을 소재로 하고 있어 어떤 형태의 완구로 거듭날지 궁금증이 커집니다.

◆ 쿵 하고 변신하는 ‘헬로카봇 쿵’

헬로카봇 쿵은 터닝메카드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비싼 헬로카봇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품입니다. 1만원대인 터닝메카드에 비해 헬로카봇은 4만~5만원으로 비싸고 덩치도 커 부모들 사이에서 ‘등골 브레이커’란 악명으로 통했거든요. 헬로카봇 쿵은 크기도 작고 가격대는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이 중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정입니다. 적정 높이에서 바닥에 떨어뜨리기만 하면 알에서 로봇으로 저절로 변신하는 기능이 핵심입니다. 헬로카봇 애니메이션은 내달 방영될 예정입니다.

이날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극장판 ‘헬로카봇 : 백악기시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헬로카봇 : 백악기시대는 내달 개봉 예정입니다. 기존 탈 것으로만 변신했던 카봇이 여기서는 공룡으로 변신합니다. 티라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등 유명 공룡들이 로봇과 공룡 2가지 모습을 오갈 수 있습니다.

◆ 마블을 꿈꾸는 초이락

초이락은 ‘한국의 마블’을 꿈꾸고 있습니다. 각종 시리즈가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죠. 카봇의 수리를 돕는 소형 로봇인 ‘카봇 크루’의 이야기를 별도로 만든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미니’ 또한 이 계획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헬로카봇 미니는 하반기 중 인터넷과 모바일 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초이락은 이번 신작들로 아동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성공여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란 소재도 자사의 기존 제품인 ‘공룡메카드’ 등에서 이미 소비되고 있어 ‘정말’ 신선한 제품은 아닙니다. 요괴메카드는 아직 예고편밖에 공개된 게 없지만 개성 강한 요괴들에 비해 인간 등장인물들은 전작과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용감하지만 덜렁대는 사고뭉치 주인공 소년, 그리고 그를 돕는 새침하지만 지혜로운 소녀는 고전적인 프레임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시대적 성역할은 국내에서 제작되는 경쟁사 애니메이션에서도 꾸준히 반복되고 있어 초이락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요괴메카드로 초이락이 다시 한 번 ‘메카드’의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끝) /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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