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소득, 한국의 47분의 1
[ 고경봉 기자 ] 지난해 북한이 ‘고난의 행군’ 시절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등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에다 가뭄이 겹치면서 경제 사정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0일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근에 시달린 1997년 -6.5% 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북한은 2000년대 들어 거의 매년 1% 안팎의 성장을 지속해왔고, 2016년에는 3.9%의 깜짝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유엔 대북제재로 대외교역 규모가 15% 급감했고, 가뭄에 따른 수력발전 차질로 전력 사정이 악화되면서 광공업, 중화학공업, 농림·어업 등 주력산업이 크게 위축됐다.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은은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GNI)이 36조6000억원으로 한국(1730조5000억원)의 47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에는 45분의 1이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