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네" 서울 첫 폭염경보…"보름간 더위 이어 질 수도"

입력 2018-07-16 13:37
수정 2018-07-16 15:36
폭염 발효시 야외활동 최대한 자제해야
과도하게 에어컨 가동시 냉방병 걸릴 수 있어
카페인 음료보다 생수나 이온음료소 수분 섭추 필요



기상청이 16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올해 첫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특별시와 경기도(광명 과천 부천 포천 가평 의정부 수원 성남 안양 구리 남양주 오산 군포 의왕 하남 용인 이천 광주 양평), 강원도(횡성 화천 홍천 춘천)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7월 19일 첫 폭염경보가 발령된 것에 비해 3일 빠른 것이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오전 11시경 폭염경보 관련 안전안내문자를 첫 발송하고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서울 수도권 뿐 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경보·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올해 폭염은 평년보다 열흘 이상 빨리 나타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평년(1981∼2010년)에는 장마가 7월 24∼25일 종료됐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7월 11일에 끝나면서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폭염과 열대야

일반적으로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폭염'이라고 한다. 폭염이 2일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35도 2일 이상 지속이 전망될 때는 폭염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열대야는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무더운 밤을 지칭하는 말로 농촌보다는 도시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열대야는 연이은 폭염으로 지표면의 복사열이 밤에도 머무르면서 나타나며 건물과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이 도시와 같은 밀집지역에 갇혀 순환되지 못해 발생한다.

열대야는 사람의 잠을 방해해 신체 리듬을 깨뜨려 면역력을 약화시키며 불쾌지수를 상승시켜 정신적으로도 피로를 유발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둘째 주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180명에 이른다. 이는 일주일 전에 비해 3.5배나 급증한 것이다. 아울러 폭염으로 인해 매년 평균(2011~2016년) 1,05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11명이 사망했으며 가축 2,103천 여 마리와 어류 5,675천 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폭염시 안전행동요령

폭염경보가 발효되면 일반 가정에서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가벼운 옷차림과 함께 물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냉방이 되지 않는 실내는 햇볕을 가리고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하며 창문이 닫힌 자동차 안에는 노약자나 어린이를 홀로 남겨두지 않아야 한다.

직장인들은 충분히 휴식시간을 가져야 하며 야외행사가 예정돼 있다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 건설현장 등 실외 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폭염안전수칙(물, 그늘, 휴식, 소금)을 항상 준수하고 취약시간(2~5시)에는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가축을 키우는 축사에서는 창문을 개방해 환기를 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축사 천장에는 물 분무 장치를 설치해 복사열을 낮춰야 하고 가축이 폐사할 경우 신속하게 방역기관에 신고한 다음 조치에 따라야 한다.

냉방시설 취약계층은 인근 무더위쉼터로 이동해 더위를 피해야 한다. 무더위 쉼터는 각 시청, 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평소에 위치를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날씨가 무덥다고 너무 과도하게 냉방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오히려 냉방병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를 사용할 경우,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실내 냉방온도로 26~28도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폭염으로 갈증이 난다고 아메리카노나 콜라와 같이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갑자기 많이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폭염시 갑자기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심장박동수를 증가시켜 심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폭염 지속 전망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폭염 현상은 여름철 우리나라의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물론이고 '티베트 고기압'이라고 불리는 대륙 열적 고기압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압계 형태도 하층부터 상층까지 모두 더위를 유발하는 고기압이 매우 견고하고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쉽게 흐트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히말라야 산맥이 있어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상층 기온이 올라감으로써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운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상층의 열적 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합세해 한반도를 가마솥처럼 달구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흘, 보름 뒤까지 폭염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과 농·축·수산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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