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5년' 델의 귀환… "우린 스타트업, 컴퓨터 왕국은 잊어라"

입력 2018-07-15 18:04
(1) 상장폐지 '배수진'…장기적 체질개선 나서
(2) 이사진 3명으로…스타트업처럼 빠른 의사결정
(3) 스토리지 1위社 EMC 인수…공격적 M&A 빛 봐

재상장으로 월가 복귀 선언…성공 요인은


[ 김형규 기자 ] ‘컴퓨터의 황제’ 델 테크놀로지스(이하 델)가 월가에 복귀한다. 2013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폐지한 지 5년 만이다. 델은 계열사인 VM웨어와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재상장한다.

델의 귀환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가 5년 전의 10배가 넘는 350억달러의 지분을 들고 다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델이 재상장하면 델 CEO의 보유 지분 가치가 35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델이 재기에 성공한 원동력은 자진 상장폐지라는 고육책을 통한 근시안적 경영 탈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처럼 빠른 의사결정,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이 꼽힌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델은 1984년 창업했다. 1992년 ‘포천 500대 기업’에 선정됐고 2000년대 초반 세계 PC 시장 1위에 오르며 20여 년간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06년부터 휴렛팩커드(HP), 레노버 등에 PC 시장을 뺏기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고꾸라졌다. 한때 1000억달러에 육박했던 시가총액은 2013년 2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델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건 2013년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다. 이 결정은 기관투자가들의 주가 부양 압박 등 근시안적 주주이익 극대화 요구와 경영 간섭에서 벗어나 장기적 시각에서 회사를 탈바꿈시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델처럼 큰 상장기업이, 그것도 창업자가 직접 상장폐지를 주도한 사례는 이전에 없었다.

델 CEO의 리더십과 속도감 있는 경영방식도 이때 빛을 발했다. 19세의 청년 창업가에서 48세 백전노장이 된 델 CEO는 상장폐지 당시 “델은 (이제) 세계 최대 스타트업이 됐다”며 “델의 상징인 창의성, 혁신, 기업가정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장폐지 후 델 CEO는 자신을 포함해 단 3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간단한 의사결정은 단 한 장의 슬라이드로 1분 안에 처리하는 등 속도감 있는 경영을 보여줬다.

◆‘고래를 삼킨 새우’

핵심 사업 위주로 공격적 M&A를 펼친 것도 성공 요인이다. 델은 2015년 스토리지(저장장치)업계 1위인 EMC를 인수하며 결정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EMC 인수금액은 670억달러로, 현재까지 정보기술(IT)업계 최대 규모다.

분사를 통해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던 경쟁사들과 다른 길을 걸은 것이다. HP는 같은 시기 PC사업부와 서버·스토리지 사업부인 HPE를 분사했다. 인텔, IBM 등 거대 기업들도 같은 행보를 보였다. 당시 외신은 델의 EMC 인수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HP는 “우리는 기회를 찾았고 델은 부채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델의 선택이 옳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델은 강점을 지닌 하드웨어(PC)와 EMC의 서버·스토리지·클라우드 컴퓨팅 등 소프트웨어 분야를 통합해 시너지를 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PC 일변도에서 벗어나 기업들을 겨냥한 IT서비스 제공업체로 발돋움했다.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해 부채를 줄이면서도 2011~2013년 퀘스트, 시큐어웍스, 소닉월 등 서버나 네트워크 사업을 하는 IT 솔루션 기업을 꾸준히 인수한 점도 델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됐다.

그 결과 델은 올 1분기 전 세계 서버 시장 점유율 19.1%를 차지해 같은 시기 분사를 선택한 HPE(18.6%)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50%가량 늘었다. 델이 주력으로 삼은 서버 시장은 1년 새 38% 늘어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분야가 확대되면서 서버·스토리지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2012년 621억달러였던 델의 매출은 상장폐지 이후인 2015년(509억달러)까지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786억달러로 급반전했다. 올 1분기엔 214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1분기(178억달러)보다 20% 늘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약 80%의 M&A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실패하는데 델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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