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 2018 현장취재] 中디디추싱 공동창업자 장보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 500억弗… 해외 투자도 활발
자동차업계와 연합체 결성… 자율주행 기술개발 몰두
“중국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이제는 다른 나라들의 교통도 바꿔놓겠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승차공유업체 디디추싱의 공동창업자인 장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디추싱은 세계에서 가장 큰 원스톱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홍콩에서 지난 10일 개막한 스타트업 콘퍼런스 ‘라이즈(RISE) 2018’에 참석한 그는 “교통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정상급의 기술회사로 변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는 경쟁사와 인수합병(M&A) 등을 거쳐 중국 승차공유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500억달러를 넘어 우버에 이은 세계 2위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평가된다. 택시 호출로 시작해 카풀, 미니버스, 자전거 대여, 음식 배달 등으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디추싱에 따르면 이들의 앱에서 매일 3000만건의 주행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100테라바이트(TB) 이상의 주행경로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토대로 향후 15분 내 교통상황을 85% 안팎의 정확도로 예상할 수 있는 ‘교통 수요예측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협력해 교통 인프라를 정보기술(IT)로 고도화하는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작한 ‘스마트 신호등 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다.
일반적으로 신호등은 빨간불과 파란불의 주기가 고정돼 있다. 스마트 신호등은 디디추싱이 길 위 차량에서 모은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신호주기를 유동적으로 바꾼다. 장보 CTO는 “20여개 도시에서 1300여개 신호등에 적용한 결과 해당 지역의 교통체증이 10~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중국 베이징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연구개발(R&D)과 시험주행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는 “어떠한 날씨나 도로 여건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려면 갈길이 멀다”면서도 “자율주행 기술은 디디추싱에게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그는 “자율주행 분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들어 31개 자동차회사와 ‘오토 얼라이언스’라는 연합체를 결성했다”며 “인공지능(AI) 기술로 교통의 미래를 리디자인(redisign)하겠다”고 강조했다.
디디추싱은 올들어 브라질 최대 차량공유업체 나인티나인(99)을 인수했으며 멕시코와 호주에선 자체 브랜드로 진출했다. 조만간 일본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버, 그랩, 리프트, 올라 등 해외 유명 승차공유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제휴 관계를 고려하면 “1000여개 도시에서 세계 인구의 80%에 이르는 커버리지를 구축했다”는 게 장보 CTO의 설명이다.
홍콩=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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